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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래 머물면 이득" 내 차 끌고 배 탄다…VIP 객실보니

진도와 제주 항로를 오가는 카페리선 ‘산타모니카호'가 지난 5월 7일 첫 운항을 시작했다. 진도항(옛 팽목항)에서 출항해 90분 만에 제주도에 닿는다. 제주도로 통하는 최단 거리, 최단 시간 항로인 덕에 인기가 높다. 사진 진도군

“올여름 제주 여행은 일찌감치 자가용을 가져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렌터카 이용료가 비싸기도 하고 내 차를 가져가면 더럽혀도 돼서 편하잖아요. 무엇보다 차를 빌리고 돌려줄 때 쓸데없이 에너지 소모를 안 해서 좋습니다. 태도가 강압적이고 불친절한 렌터카 업체를 숱하게 경험했거든요.”

대전에 사는 박정훈(44)씨는 전남 목포에서 카페리에 차를 싣고 제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요즘 박씨처럼 여행하는 이가 많다. 단지 여객선, 카페리 노선이 늘어서만은 아니다. 제주 여행객이 성·비수기를 가리지 않고 크게 늘면서 항공료와 렌터카 비용이 오른 데다 장기여행객이 늘면서 자가용을 가져가는 여행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여객선 이용객 지난해보다 2배 증가
올 상반기 제주 입도객은 682만 명(잠정)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6% 늘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6.9% 줄었지만, 내국인만 따지면 도리어 3.8% 늘었다. 상반기 여객선 이용객은 전체 입도객의 6.3% 수준이지만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상반기 약 5만 명에서 올해 10만 명으로 갑절이나 늘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현재 제주행 여객선 항로는 9개로 지난해보다 2개 늘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끊겼던 인천~제주 뱃길이 7년여 만에 다시 열린 게 상징적이다. 인천에서 뜨는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2만7000톤급 최신형 카페리 여객선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자전거, 모터사이클을 가져가는 여행객도 많다. 지난해 12월 운항을 시작했고 1~4월은 엔진 결함으로 운항을 쉬었다. 5월 재운항 이후 이용객이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여객은 2219명이었고 5월 4133명, 6월 5942명이 이용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운영하는 ‘하이덱스 스토리지’ 윤귀영 인사기획팀장은 “현재 객실 점유율이 90%에 달한다”며 “사고 항로를 피해서 가는 만큼 시간(14시간)은 더 걸리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단거리 진도~제주 여객선, 8월까지 매진
부산과 경남 사천에서도 배가 뜨지만 이동 거리가 짧은 전라도 쪽 노선이 인기가 많다. 제주 항로 선박 점유율 1위 업체인 ‘씨월드고속훼리(이하 씨월드)’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씨월드는 목포~제주, 진도~제주, 우수영(해남)~제주 항로에 카페리 여객선을 띄우고 있다. 목포~제주 항로는 이미 약 8만4000명, 차량 약 1만9500대가 여름 성수기(7월 23~8월 16일) 예약을 마쳤다. 지난해 동기간 실적(여객 6만1850명, 차량 1만7617대)을 훌쩍 넘어섰다. 정운곤 씨월드 상무는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던 2018년보다 상황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인천~제주 운항을 시작한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다양한 선실을 갖췄다. 저렴한 마루형 선실이 있는가 하면 사진처럼 호텔 버금가는 VIP 객실도 있다. 연합뉴스
5월 7일 처음 출항한 진도~제주 여객선은 ‘최단 시간 항로’로 인기몰이 중이다. 하루 2회 왕복 운항하는데, 직통은 90분, 추자도 경유는 120분 걸린다. 한 번에 여객 606명과 차량 86대를 실어나른다. 직통편 차량 선적 예약은 출항 이후 줄곧 매진을 기록 중이고, 이미 8월까지 예약이 끝났다. 강혁순 한일고속페리 이사는 “코로나 이후 단체 고객은 줄었으나, 차를 싣고 제주도로 가는 가족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며 “열흘 이상 장기 여행객이 특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여행객 사이에선 제주 체류 기간이 길수록 차를 가져가는 게 이득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완도~제주 여객선 평일 여객 운임은 2만9900원(3등 객실), 차량 도선료는 11만1800원(아반떼 기준)이다. 인천~제주 여객선 운임은 5만5000원(마루형 선실), 도선료는 24만9000원(아반떼)이다. 21일 제주 렌터카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확인한 2020년식 아반떼의 성수기 대여료는 하루 11만~18만원이었다. 들쭉날쭉한 가격도 문제지만 보험 사기, 불친절한 태도 등도 제주 렌터카를 꺼리는 이유다. 제주에서도 여행객의 불만을 안다. 114개 제주도 렌터카 업체가 19일 제주도의회에서 적정 요금을 지키고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며 결의 대회를 열었다.

승선 경험도 색다른 여행의 재미
올 상반기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보다 늘었다. 관광객과 렌터카가 몰려 혼잡한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변 골목. 뉴스1
단지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여객선과 자차 여행을 선호하는 건 아니다. 승선 경험 자체를 즐기는 여행객도 늘었다. 최신형 카페리 시설이 구형보다 크게 개선된 덕이다. 특급호텔 부럽지 않은 스위트룸이 있는가 하면, 비행기처럼 비즈니스석을 갖춘 여객선도 있다. 반려견을 동반할 수 있는 펫 전용 룸도 등장했다. 정운곤 씨월드 상무는 “과거 여객선 관광이 불편하고, 험하다는 편견이 많았는데, 이제는 항공기 못지않게 쾌적하고 빨라져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도 이런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도 차원에서 여행객에게 차량 선적비 5만원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도내 여행사를 통해 선박을 예약하고 사전 신청한 경우에 한해서다.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외지인의 교통사고가 늘고 있는 데다 교통 체증, 주차난이 날로 심각해져서다. 김애숙 제주도 관광국장은 “여객선을 통한 자차 여행은 코로나가 촉진한 새로운 트렌드”라며 “가족 중심의 장기 여행객이 이런 여행을 선호하는 만큼 그에 맞는 정책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표.백종현(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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