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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 면역계도 두 번 확인해야 에이즈 바이러스 포착한다

인터넷 이용자, '패스워드+이메일' 본인 확인과 유사 PQBP1 단백질, 바이러스 캡시드 식별→cGAS, 면역 반응 활성화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저널 '몰레큘러 셀'에 논문

선천 면역계도 두 번 확인해야 에이즈 바이러스 포착한다
인터넷 이용자, '패스워드+이메일' 본인 확인과 유사
PQBP1 단백질, 바이러스 캡시드 식별→cGAS, 면역 반응 활성화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저널 '몰레큘러 셀'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는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HIV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누는데 1형의 아형인 'M그룹'이 에이즈 대유행을 몰고 온 주범으로 꼽힌다.
HIV-1은 인간의 면역계를 회피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런데 인간이 타고난 선천 면역계(innate immune system)는 HIV-1 침입을 초기에 포착한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과학자들이 인간의 선천 면역계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밝혀냈다.
선천 면역계는 HIV-1 입자를 싸고 있는 캡시드(capsid)를 2단계로 확인하고 행동에 나섰다.
이는 인터넷 이용자의 본인 여부를 패스워드와 이메일로 거듭해 확인하는 것과 유사했다.
이 발견은 HIV 감염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새로운 접근로를 여는 중요한 통찰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 퇴행 질환과 자가면역 질환 등에 선천 면역계가 어떻게 관여하는지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줄 거로 보인다.
스크립스 연구소의 수미트 찬다 면역학·미생물학과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8일(현지 시각) 분자 세포생물학 저널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에 논문으로 실렸다.



선천 면역계는 후천적인 적응 면역계(adaptive immune system)에 앞서 활성화된다.
선천 면역계가 외부 병원체 침입을 막는 제1 방어선이라면 적응 면역계는 제2 방어선이라 할 수 있다.
적응 면역계에는 항체 생성과 같은, 더 특화된 면역 요소들이 관여한다.
선천 면역계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피아(彼我)를 식별하는 것이다.
자기 단백질이나 유전 물질과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구분하는 걸 말한다.
이럴 때 핵심 역할을 하는 게 선천 면역계의 cGAS(순환 GMP-AMP 합성효소)라는 단백질이다
cGAS는 세포 내에 부유하는 DNA를 포착해 외부 침입자의 존재를 확인한다.
이 단백질이 침입자의 DNA를 감지해야 이들을 퇴치하는 분자 경로도 활성화된다.
그런데 HIV-1은 RNA 바이러스여서 cGAS가 식별할 수 있는 DNA를 거의 생성하지 않는다.
선천 면역계가 HIV-1의 침입을 어떻게 알아내는지 이해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찬다 교수팀은 선천 면역계의 이중 '보안 검사'(security check) 시스템을 확인했다.
HIV-1이 세포에 들어오면 먼저 PQBP1(폴리글루타민 결합 단백질 1)이 나서 바이러스의 캡시드를 감지했다.
이런 초기 식별은 바이러스가 대량 증식하기 전에 이뤄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이러스 캡시드는 PQBP1로 뒤덮였고, 이게 cGAS를 호출하는 경계 신호로 작용했다.
그런 다음 PQBP1로 뒤덮인 바이러스 외각이 해체되기 시작하면 cGAS가 추가로 면역 반응 경로를 활성화했다.
HIV-1이 감염했을 때 선천 면역계가 2단계 과정을 거쳐 활성화한다는 건 놀라운 발견이었다.
인터넷을 이용할 때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이메일로 다시 본인임을 확인하는 것과 비슷했다.
DNA 암호로 단백질을 만드는 다른 바이러스는 선천 면역계의 cGAS를 활성화할 때 이중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선천 면역계의 '이중 확인' 메커니즘은 새로운 백신 개발 전략을 개발하는 데 유용한 통찰이 될 수 있다.
세포에 침입한 HIV-1이 증식을 시작하기 전에, 다시 말해 바이러스 캡시드가 PQBP1 단백질로 코팅된 직후에 개시되는 연쇄 면역 반응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 연구 결과는 또 우리 몸이 자가면역 질환이나 신경 퇴행 염증 질환 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새롭게 조명했다.
예컨대 PQBP1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타우 단백질과 상호작용해, 염증성 cGAS 경로를 자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선천 면역계가 알츠하이머병 등의 발생과 진행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그리고 자기 세포와 외부 세포를 어떻게 구분하는지 등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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