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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되면 윤희근 사의하라" 성난 경찰들, 빗속 '삼보일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조계사 앞에서 강원 동해경찰서 직장협의회장 박경종 경위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철회를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일 (경찰국이) 신설된다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께선 사의를 표명해 주십시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조계사 앞.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에 나선 경찰관들의 표현에는 잔뜩 날이 서 있었다. 발언에 나선 최현일 서울 종로경찰서 직장협의회 회장은 “일선 경찰들이 경찰국 반대를 위해 삭발을 하고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데 지휘부는 무엇을 하고 있냐. 소신 발언을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오후, 세종시 행안부 청사 앞에서 지난 5일부터 9일째 단식 농성을 하던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서 직협회장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민 회장은 그간 “경찰국 신설안 발표로 민주경찰 역사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앞장서 목소리를 내왔다.

“경찰, 권력 아닌 국민 의해 통제돼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만류에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 내부 반발은 격화되고 있다. 경찰들의 노조 격인 직협 전국 회장 등 14명이 참여한 이날 회견에서, 경찰들은 경찰국 신설 추진 철회와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국가수사본부 독립성 확보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회견이 끝난 뒤 서강오 경찰 직협 사무국장(전남 무안서 직협 회장) 등 네 명은 빗속에서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이들은 경찰 제복과 기동복을 입은 채, 세 걸음마다 한 번씩 큰절을 하며 조계사 앞 인도에서 북쪽으로 100m가량을 이동했다 돌아왔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전국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연합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서 국장은 “행정안전부 내 경찰지원조직은 사실상 경찰국 신설이자 (내무부) 치안본부 회귀”라고 강조했다. 서 국장은 “경찰국 신설을 통한 정치집단에 의한 통제가 아닌, 시민에 의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국가경찰위원회, 자치경찰위원회, 경찰수사심의위원회 등 이미 많은 시민 통제 방안이 있다. 이를 실질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회견에 참여한 경기 고양경찰서 직장협의회 유희열 회장 역시 기자와 만나 “경찰국 신설은 경찰 조직을 사실상 검찰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경찰은 권력에 의해서가 아닌, 국민의 감시에 의해 자정·순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제도 개선안 발표 D-2
행안부는 오는 15일 경찰 제도 개선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행안부 내 경찰 인사 및 감사를 총괄하는 부서 신설과 청장 지휘규칙 제정 등이 골자다. 경찰 직협은 그동안 주로 세종시 행안부 청사 앞에서 단식 농성과 릴레이 삭발식을 하며 반대 의견을 표해 왔다.

그러자 지난 11일 윤 후보자는 경찰 내부망에 서한을 올려 집단 행동 자제를 요청했다. 하루 뒤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대구경찰청을 방문해 일선 경찰들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분신도 불사할 것”이란 발언이 나오는 등 일선 경찰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경찰 직협은 오는 14일에도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추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 경찰청을 찾아 일선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일부 참석자들이 가져온 경찰국 신설 반대를 플래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 국장은 “행안부가 경찰국 신설을 밀어붙이려 한다는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며 “경찰국 신설이 정부조직법이나 경찰법에 법률적으로 위배되는 부분을 분명히 지적하고 국회 등에 이를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준(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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