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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시위 놀란 中당국, '은행예금 동결' 피해자에 대신 지급

1인당 1천만원까지 당국이 선지급…고금리 적용 별도 채널 가입자는 배제 가을 당대회 앞두고 터진 '민감 사건' 수습 나서

집단시위 놀란 中당국, '은행예금 동결' 피해자에 대신 지급
1인당 1천만원까지 당국이 선지급…고금리 적용 별도 채널 가입자는 배제
가을 당대회 앞두고 터진 '민감 사건' 수습 나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유혈 사태로까지 번진 은행 사고 피해자들의 집단 시위에 놀란 중국 당국이 일단 피해금 일부를 먼저 대신 갚아주겠다면서 사태 수습 시도에 나섰다.
허난성 은행보험관리국은 11일 밤 발표한 성명에서 관내 4개 마을은행 예금 인출 중단 사태와 관련해 오는 15일부터 당국이 피해 고객에게 1인당 5만 위안(약 1천만원)까지 먼저 대신 지급한다고 밝혔다.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해 허난성 당국이 먼저 피해자들이 받지 못한 돈을 주고 나중에 정부가 문제 은행에서 돈을 돌려받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 10일 허난성 인민은행 지행 건물 앞에서 중국 전역에서 모인 2천∼3천명의 피해 예금주들이 당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조속한 예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단 시위를 벌인 직후 나왔다.
시위 당일 흰옷을 입은 정체불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예금주들을 강제로 해산하려고 시도하면서 양측 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예금주 여러 명이 피를 흘리고 다치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위저우마을은행, 상차이후이민마을은행, 쩌청황화이마을은행, 카이펑신둥팡마을은행 등 허난성 관내 마을은행 4곳에서는 지난 4월부터 고객들이 예금을 정상적으로 찾을 수 없는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고객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해당 은행에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조건으로 예금을 맡긴 이들로 중국 전역에 퍼져 있다.
피해자들은 이들 은행의 예금 인출 사고 규모가 400억 위안(약 7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문제가 전 사회적 관심을 받자 중국 당국은 뒤늦게 수사에 착수해 지난달 관련 용의자를 체포하고 일부 관련 자산을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국은 용의자가 해당 은행들의 이름을 내걸고 사실상 불법 인터넷 수신 사업을 벌이면서 관련 자금을 해당 은행들의 정식 장부에 넣어 운용하지 않고 일종의 불법 펀드처럼 별도 관리하면서 거액을 가로챘다고 의심하고 있다.
당국은 정상적 은행 시스템에 편입된 예금이 아닌 경우 불법 금융 활동에 해당해 구제할 수 없다는 방침이어서 당국의 이번 대책에도 여전히 다수 피해 예금주들은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허난성 금융 당국은 이번 성명에서 "별도 채널로 높은 이자를 지급받았던 이들이나 위법·불법 자금에 관계된 이들에게는 대신 예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허난성의 소규모 마을은행 예금 인출 중단 사고는 중국 전체 금융 시스템에 불안을 끼칠 만한 규모의 사안으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국 전역에서 수만명으로 추산되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해 대형 '민생 사건'으로 비화했다는 점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선포할 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사회적인 절대 안정을 유지한 채 대대적인 추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중국 당·정에는 골치 아픈 사건이다.
피해 예금주들은 10일 인민은행 건물 앞에서 '중국몽이 허난성서 무너졌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부강한 대국의 꿈을 이룬다는 '중국몽'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시대를 상징하는 캐치 프레이즈다.
문제 은행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비정상적인 인터넷 불법 수신 영업을 해왔는데도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 감독 당국이 이를 적발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일부 피해자들은 현지 관료들이 결탁해 불법 행위를 눈감아줬다는 부패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예금 인출 중단 사고 이후 정저우시 당국이 관내에서 시위를 막으려고 피해자들의 코로나19 건강 코드를 이동이 금지되는 적색으로 바꾸고 일부를 격리 시설에 가두는 불법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허난성 마을은행 사태는 경제 사건 차원을 넘어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대국민 통제 방식의 민낯을 중국 안팎에 드러내는 사회·정치적 사건으로까지 비화하면서 중국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차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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