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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0.75

한홍기

한홍기

아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존 스타인벡(John Ernst Steinbeck)의 “분노의 포도”라는 소설과 영화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1930년대에 나온 명작으로 당시 미국에서 대공황을 맞아 농가가 파괴되는 현상을 소설화하였다. “에덴의 동쪽”을 발표하기도 한 그의 소설은 자본주의를 고발하는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프롤레타리아 소설은 아니다. “분노의 포도”에는 경제 대공황을 맞아 농장 주인이 빚을 져 은행에 땅이 넘어가고, 나중에는 파산에 처한 은행마저도 어쩔 수 없어 트랙터 등을 이용해 소작농을 몰아내 일가족이 처한 고통을 그렸다.
 
요즘 “0.75”라는 새로운 숫자가 등장하였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뽑을 때 지방이 2% 모자란 스킴 밀크(Skim Milk)를 사용하면서 "2% 모자란다"라는 말이 유행하였듯 이제는 “자이언트 스텝”인 기준 금리 인상 “0.75%”가 유행어로 등장하였다.
 
“2%”가 애교 있는 뜻이 묻어 있다면 “0.75”는 공포의 숫자다. 지난달에 이어 계속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를 그렇게나 대폭 심심하면 올리겠다니 다행히 인플레이션이 잡히면 좋지만 안 잡힐 때는 소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으로 직행한다.
 
이 정도는 애초 Covid19가 왔을 적에 예상되었으나 문제는 우크라이나 장기 전쟁이 느닷없이 덮쳐 금리 인상으로는 더 어쩔 수 없는 대공황이 온다면 문제다.
 
1930년대의 2차 대공황 당시 루스벨트 때는 은행이고 금본위제고 전부 폐쇄시켜 아직도 그의 기념관에는 노숙자들이 급식소에 줄을 서 있는 동상이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때 어려서 농촌에 살면서 들쥐를 하도 잡아먹어 대통령 당시 아직도 입맛이 살아 있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여담 삼아 하기도 하였다. 히틀러도 이 당시 독일 국민이 대공황에 시달리다 못해 새로운 인물로 등장시킨 인물이다. 소위 먹고 살기 위한 문제는 세계 평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행정, 사법 고시를 모두 합격한 동아대학교 법학 전문대학원 송희식 교수에 의하면 대공황이 온다면 49가지 대처 방법을 처방하였는데, 그러나 이것도 코로나가 한창일 때의 지난 이야기이고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진 마당이라면 그는 더욱 펄펄 뛰셨을 것 같다. 처방을 대충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불황이 곧 끝나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장기간 생활 수준을 낮춰라” “가족 간에 유대를 강화해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가지고 있는 것을 대부분 현금화 하라” “국가와 정부에 기대하지 말라. 국가는 당신에게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다” “신문이나 언론을 믿지 마라” “부동산에 투자하지 말고 주식에 열을 올리지 마라” “달러를 저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은행이 안전하다고 믿지 말라. 예금을 몽땅 날릴 수도 있고 그렇게까진 아니더라도 몇 달씩 묶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생각하라. 불황에는 당장 되는 일이 없다” “금이나 귀금속을 보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여유 있는 사람이라면 이웃을 챙겨라” “집은 구하기보다 임대를 하라” “주식 시장에서 장기 투자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투자를 하고 싶다면 정말 바닥권을 찾아 장기적으로 기대하는 것도 좋다” “돈이 많다면 미리 유언을 작성하라”
설마 이렇게 되랴, 속 좁은 생각을 해 봤지만 그렇다고 몰라라 할 필요도 없고 그냥 한번 미리 알아 두는 것도 좋을 듯하여 대충 기록하여 보았다. 오늘 유가와 주식을 보면 너무 혼돈해 국채에 몰리는 현상이 있으나, 오히려 유가가 내려가는 것이 경제 활동이 없어 그러하다니 더욱 으스스 한 이야기다. 올라가도 걱정, 내려가도 걱정,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 같은 서민에게는 죽을 맛이다. (hanhongki45@gmail.com)
 

한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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