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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해군 연일 일본 압박…日, 방위력 증강·개헌 명분으로

러, 일본 열도 포위하듯 항행…중, 연일 센카쿠열도 접근 자민당 방위비 대폭 증액 공약…선거후 개헌 논의 본격화

중러 해군 연일 일본 압박…日, 방위력 증강·개헌 명분으로
러, 일본 열도 포위하듯 항행…중, 연일 센카쿠열도 접근
자민당 방위비 대폭 증액 공약…선거후 개헌 논의 본격화


(베이징·도쿄=연합뉴스) 조준형 이세원 특파원 = 러시아와 중국이 일본 주변 해역에 연일 함정을 파견해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분기점으로 일본과의 밀월을 종료하고 영유권 분쟁을 재개하는 한편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두고 일본과 장기간 대립해 온 중국은 일대에 해군과 해경국 선박을 투입해 일본 정부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러시아와 중국의 움직임을 방위력 강화를 추진하는 재료로 삼고 있다.

◇ 러 군함, 일본 열도 포위하듯 항행…中 센카쿠 접근 상시화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 발표에 따르면 6일 오전 5시께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약 1천700㎞ 떨어진 '오키노토리시마' 남동쪽 약 45㎞ 해상에서 러시아 해군의 정보수집함 1척이 이동 중인 것이 해상자위대에 포착됐다.
이 정보수집함은 올해 3월 29일 대한해협 동수도(일본명 쓰시마[對馬] 해협)를 남서 방향으로 지나간 적이 있다고 통합막료감부는 덧붙였다.
이달 5일에는 러시아 해군 구축함, 프리깃함, 보급함이 역시 대한해협 동수도를 통과해 동해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구축함을 포함한 러시아 함대는 지난달 15일∼19일 일본 이와테현 동쪽 앞바다에서 오키나와 본섬 남부까지 태평양을 항해한 뒤 대한해협 동수로를 타고 동해로 이동한 이력이 있다.
이 과정에서 함대의 일부는 센카쿠 열도 인근에 접근하기도 했다.
일본과 센카쿠열도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중국은 연일 근처에 해군 또는 해경 선박을 보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해상보안청 제11관구 해상보안본부 관계자는 중국 해경국 선박 2척이 이달 5일 새벽 4시 33분께 일본이 '영해'로 규정한 센카쿠열도 주변 수역에 진입해 7일 오전까지 계속 머물고 있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중국 해경국 선박은 근처에서 조업하는 일본 어선을 감시하는 형태로 진입했으며 일본 해상보안청의 경고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영해' 바깥쪽에 설정한 '접속수역'을 포함해 센카쿠 열도 일대에서 중국 해경국 선박의 활동이 83일 연속 확인됐다.

중국 해군은 이달 4일 오전 러시아 해군함이 센카쿠 열도 인근에 접근한 직후 일본 측이 설정한 접속수역에 프리깃함을 파견하기도 했다.
현재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이다.
하지만 중국은 센카쿠 열도가 자국 영토라고 여기고 있으며 일본이 규정한 '영해'나 이를 전제로 한 '접속수역' 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의 활동을 변함없이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인민해방군 해군의 증대되는 역량은 그러한 활동(일본 주변에서의 중국 군함 기동)이 일상화할 것임을 의미할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중국 해군이 먼바다까지 진출해 중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대양 해군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중국 군함들의 일본 주변 통과는 대일본 경고 메시지 전달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썼다.
대양 해군을 지향하는 중국 해군의 군함들이 태평양 진입을 위해 일본 근해를 경유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안산호와 우시호(이상 중국의 최신예 055형 구축함)는 올해 안에 작전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 강력해진 055형 구축함들이 작전에 투입되면 중국 해군의 일본 일주는 일상화할 수 있으며, 일본은 그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 방위력 증강 명분 삼는 일본…개헌까지 추진
러시아와 중국의 움직임은 일본 정치권이 방위력 증강을 주장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정권 시절 쿠릴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외교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일본이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틀어졌다.
일본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줄줄이 제재했고 러시아는 일본 기업이 투자한 극동 에너지 개발 사업인 '사할린-2'의 권리를 타국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러일 영유권 갈등 지역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의 어업권도 갈등 상태에 빠졌다.
쿠릴 4개 섬 일대를 실효 지배하는 러시아는 이른바 '안전조업협정'을 통해 일본 어선이 이 구역에서 명태, 어선 등의 조업을 하도록 허용해 왔는데 일본 측이 이와 관련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협정의 잠정 중단을 지난달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군함이 연일 일본 열도를 포위하듯 항행하는 상황이다.
2012년 9월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후 이어진 중·일 갈등은 미·중 갈등과 맞물려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중국이 대만 통일을 위해 수년 내에 무력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해 중국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일본 내에서는 대만에 유사(有事, 전쟁 등 긴급사태가 벌어지는 것) 상황이 벌어지면 센카쿠 열도나 미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가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하고 있다.

중국 해군이나 해경 선박이 센카쿠 열도에 접근하는 것은 과거에도 반복됐던 일이지만 최근 국제 정세로 인해 일본 정부는 중국의 동향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달 10일 치러질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이 내놓은 공약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여러 나라가 GDP 2% 수준으로 국방 예산 확대를 추진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5년 이내에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에 필요한 예산 수준의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탄도미사일 공격을 포함한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에 대한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이들 공격을 억지하고 대처한다"는 구상도 공약에 반영됐다.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시하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것도 공약 중 하나다.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가 끝난 후 개헌을 주장하는 다른 정당과 손잡고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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