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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돌 -임종찬(1945∼)

산은 그 아픔을 진달래로 피 흘리고
강은 그 노래를 몸 흔들어 보이건만
너와 난 아픔도 노래도 굳어 돌이 되었네
 
-한국시조큰사전
 
제자리 찾아야 할 남북 관계
 
저 산에 진달래가 저렇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음은 분명 자신의 아픔을 피 흘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강물이 저렇게 물결치며 흐르는 것은 자신의 노래를 보이는 것일 터이다. 그런데 너와 나는 아픔도, 노래도 굳어서 돌이 되고 말았다.
 
한국인에게 잔인한 달 6월이 가고 있다. 휴전 70년이 가까워오건만 상처를 후벼 파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 서해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숨져간 어업지도 공무원 이대준씨는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남쪽으로 귀순한 북한인의 눈을 가린 채 북으로 강제 압송한 것,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전단을 보내지 못하게 한 것 등도 상처를 더욱 헤집는 일이었다. 그동안 일방적이고 비대칭적이었던 남북 관계도 합리적인 제 자리를 찾아가기 바란다. 한국인이 우크라이나에 각별한 연대감을 갖는 이유가 이런 역사의 동질성 때문이다.
 
경남 산청 생초면 출생인 임종찬 시인은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지냈다. 

유자효 /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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