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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루한스크 점령한 뒤 도네츠크 정조준…"천천히 앞으로"

우크라 "적 지치게 하려는 전술적 후퇴" 주장…효과엔 '물음표'

러, 루한스크 점령한 뒤 도네츠크 정조준…"천천히 앞으로"
우크라 "적 지치게 하려는 전술적 후퇴" 주장…효과엔 '물음표'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한 축인 루한스크를 점령한 러시아군이 나머지 반쪽인 도네츠크 장악을 위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격전 끝에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 등 핵심 요충지를 점령하며 루한스크를 손에 넣은 러시아군은 슬라뱐스크·크라마토르스크 등 도네츠크의 주요 공업도시를 향해 남서쪽으로 서서히 진격하고 있다.
산업 시설이 많은 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군 장비와 병력 공급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 광물 자원이 풍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진작에 눈독을 들였던 곳이기도 하다.
도네츠크 전선 곳곳에선 이미 우크라이나군보다 러시아군의 군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도네츠크에서 민간인 9명을 살해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전날 도네츠크 슬라뱐스크에 대한 러시아군의 로켓포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12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바딤 리악 슬라뱐스크 시장은 페이스북에 "2월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가장 심각한 포격을 받았다"고 성토했다.
인근 크라마토르스크 역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푸틴 대통령이 루한스크처럼 도네츠크에 대한 완전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침공의 정당성을 두 지역의 '해방'에 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푸틴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동부 돈바스에서 신나치 세력에 의해 억압받는 러시아계 주민의 해방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 때문에 화력을 이곳에 집중해 우크라이나 진영을 천천히 압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망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수주일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수천명의 보충대를 보내 도네츠크 공략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러시아군이 최근 점령한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는 군대를 재정비하고 남서쪽에 있는 도네츠크 도시들에 대한 공세를 퍼붓는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를 과소평가한 나머지 후방 지원 없이 수도 키이우로 빠르게 진격하다 쓴맛을 본 경험을 거울삼아 다소 늦더라도 야금야금 영토를 빼앗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느린 전진' 전략을 역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BBC에 "러시아군을 도시 점령전에 나서도록 만든 뒤 시가전을 벌이며 지치게 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루한스크에서의 패퇴를 "전술적 후퇴"라고 표현했다.
그는 서방에서 제공하기로 한 신형 무기를 확보하는 등 반격 태세를 갖추는 대로 영토 수복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이 앞서 극렬하게 항전했던 마리우폴이나 세베로도네츠크와 달리 리시찬스크에선 너무 쉽게 러시아군에 길을 열어준 측면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다만, 체력적·정신적 부담은 러시아군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군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이런 접근법이 타당한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NYT는 전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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