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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돈 풀기'로 제재 고통 완화하려 하지만 경제지표 악화"

WSJ "푸틴, 보조금으로 국민·기업 소득 보전하며 지지율 유지"

"러, '돈 풀기'로 제재 고통 완화하려 하지만 경제지표 악화"
WSJ "푸틴, 보조금으로 국민·기업 소득 보전하며 지지율 유지"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수입으로 경기를 부양하며 서방의 제재 피해를 최소화하려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산성 저하 등 전반적인 경제상황은 여전히 어렵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얻은 수입으로 일반 국민의 소득을 보전하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최저임금을 10% 인상했으며, 연금도 두 차례의 인상을 통해 거의 20%를 올렸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금도 확대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선 인플레이션이 서방보다 훨씬 심각하다.
3명의 자녀를 둔 임신부 예브게니야 베레조프스카야는 WSJ에 식품 가격이 최대 30% 높아져 디저트 구매를 줄여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첫째 자녀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1천100루블(약 2만6천원)에서 1만4천루블(약 33만6천원)로 늘리는 등 유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제재로 타격을 입은 기업도 정부 자금과 대출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러시아 정부는 항공사의 손실을 보상하고, 자재를 수입하지 못해 공사를 마치지 못하는 건설사를 벌금이나 파산으로부터 보호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하루 약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 상당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있음에도 대규모 경기부양과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조달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외환 통제와 높은 금리로 환율을 인위적으로 낮춘(루블 강세) 탓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는 루블화가 줄었다. 러시아는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과거 에너지 판매 대금을 쌓아둔 국부펀드에서 경기 부양에 필요한 돈을 꺼내오기도 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5월 정부 회의에서 올해 정부 지출이 전쟁 전보다 12% 증가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재정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그는 "제재 상황에서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새로운 부양책이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은 대규모 재정 지출을 필요로 한다"며 "정부는 추가 지출 요청을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막대한 지출에도 경제 지표는 암울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인 17.8%에서 16.7%로 내려왔다고 밝혔지만, 이는 서방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서방의 대러 무역 제재의 여파로 러시아의 제조업 생산은 4∼5월 연속으로 감소했고, 자동차 생산은 전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러시아 정부는 정보기술(IT) 전문가에게 5%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등 신규 주택 구매를 보조하고 있지만, 5월 주택담보대출 승인 건은 작년 동월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다만,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 덕분에 경제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국정 운영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실제 러시아의 독립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의 지난달 조사에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3월 조사의 54%보다 감소한 48%를 기록했다.
러시아 극동 울란-우데에 사는 갈리나 알렉시바는 "우호적이지 않은 다수 이웃이 조국의 국경에 몰려와 적개심을 드러내면 조국을 지켜야 한다"고 WSJ에 말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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