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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펫팸] 애니멀 호더

한국의 한 동물보호협회가 집중 취재한 뉴스를 읽다 보니 별별 사람들에 의해 여러 동물이 학대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사의 주된 내용은 새들에 대한 괴롭힘이었다. 조류 사진 촬영이 전문가의 영역을 넘어서 대중의 취미로 인기를 끌다 보니 종류를 불문한 많은 새가 둥지를 침범당했다. 동호인들이 너도나도 차별화된 조류 사진을 찍으려고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 인위적인 연출까지 시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깔끔한 둥지 사진을 찍기 위해 주변 나뭇가지를 모조리 잘라냈다. 새끼 새들이 쉬는 둥지를 햇살과 비, 그리고 천적에 완전히 노출한 것이다. 하다못해 어미 새는 자신만 드나들 수 있도록 작은 나무 틈을 이용해 둥지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새끼와 어미의 영상을 담기 위해 구멍을 인위적으로 크게 파서 그들을 카메라 렌즈 바로 앞에 노출했다.  
 
사람들의 식탐 때문에 지구 위에서 사라지는 동물도 부지기수다. 일부 개구리는 미식가들의 별미 재료로 꼽히면서 멸종위기를 겪고 있다.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 등의 일부 유럽국가들은 개구리 다리 요리를 위해 매년 수억 마리의 개구리를 수입하고 있다. 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터키 등지에서 수입된다. 특히 터키 물개구리의 수가 급격히 줄어 몇 년 안에 멸종될지 모른다고 한다. 비단 개구리뿐 아니라 양서류의 17%에 이르는 1000종 이상의 동물이 요리에 사용되다 보니 많은 양서류의 개체 수가 줄어들 위험에 처해 있다.
 
새들도 개구리도 모두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희생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동물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 의해 많은 학대를 받고 있다. 바로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들이다. 애니멀 호딩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보살핌 능력을 넘어서서 과도하게 많은 동물을 키움으로써 동물을 방치상태에 이르게 하는 동물 학대 행위를 일컫는다. 애니멀 호더가 키우는 동물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고 매우 불결한 환경에서 생활하게 된다. 밀집도가 높은 장소에서 사육되다 보니 병에 걸려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중요한 것은 애니멀 호더들의 의식이다. 이들은 그들의 행위를 자신들이 동물을 사랑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거리를 떠돌던 유기견과 길거리 생활을 하던 고양이를 마구 데려와 놓고 ‘구출’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중성화 수술은 비용 문제로 언감생심. 2마리의 개로 시작했는데 그들끼리의 교배가 반복되다 보니 몇 년 만에 100여 마리를 키우게 된 애니멀 호더 뉴스도 있었다. 고물을 취급하며 어렵게 생활하는 할아버지는 데려온 수많은 개와 고양이로 인해 고물과 오물이 뒤엉기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들은 다른 곳에 입양을 주선하고 중성화도 해주겠다는 주변의 도움조차도 거부했다고 한다. 이러한 애니멀 호더의 경우 냄새와 소음을 야기해서 이웃과 논쟁도 심했다. 동물 또한 서로 물고 죽이는 살육의 현장에 노출됐다.
 
물론 좁은 집에 많은 수의 동물들을 키운다고 해서 모두 애니멀 호더는 아니다. 사비를 털어서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보조금이나 후원금이 넉넉지는 않지만 깨끗한 환경에서 사랑으로 많은 동물을 보살피는 사람들도 많다. 두세 마리를 키우더라도 방치하고 학대하면 애니멀 호더로 분류될 것이고, 100마리를 키우더라도 잘 보호한다면 그들은 애니멀 호더가 아닐 것이다. 처음에 한 마리로 시작했지만 점차 키우는 반려동물을 늘려가다가 힘에 부쳐 남의 손에 쉽게 넘겨버리거나 유기해버리는 사람들을 본다. 펫팸족에게 필요한 것은 반려동물의 수(quantity)가 아니고 사랑의 질(quality)이다.

정소영 / 종교 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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