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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분위기 속 닻 올린 ‘최재형표’ 혁신위…앞길은 험난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운영에 대한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가 23일 닻을 올렸다. 이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혁신위지만 이 대표 징계 문제가 계속되고, 당내 주도권 싸움이 한창인 미묘한 시점에서 혁신위가 출범하면서 당 안팎의 기대와 우려는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이날 오전 의결한 혁신위원은 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을 포함해 총 15명이다. 앞서 최고위원 7명이 각자 한 명씩 혁신위원을 추천했는데, 여성 초선 의원과 80년대생 청년 정치인, 언론인 출신 등이 포진했다. 김미애·서정숙·한무경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이건규 전 서귀포호텔 사장이다.

최 의원이 추천한 나머지 7명은 부위원장인 3선의 조해진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70~80년대생이다. 초선인 노용호 의원과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소장,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채명성 변호사, 구혁모 화성시의원, 곽향기 서울시의원이다.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운영에 대한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혁신위는 향후 책임당원의 상위 개념인 ‘으뜸당원’을 도입하고, 공천 시스템을 수정하는 등 민감한 사안에 손을 댈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넘어서 국민의힘이 의회에서도 다수가 될 수 있도록 기초를 닦는 역할을 충분히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가 탈락한 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서 금배지를 단 최 의원의 여의도 데뷔전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최 의원이 감사원장 시절 외부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행보로 눈길을 끈 만큼, 중심을 잡고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 신인인 최 의원이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당 개혁의 키를 쥐기엔 압박감이 상당할 것”(당 관계자)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중앙 정치 무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당 개혁의 최전선에 설 참신한 인사들로 혁신위를 꾸렸다”고 말했다. 혁신위를 “이 대표의 사조직”으로 의심하는 당 일각의 비판적인 시선에 대해선 “그런 우려를 완전히 불식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원칙적인 잣대를 가지고 개혁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후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이준석 당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 관련 징계를 살폈고, 7월 7일로 심의를 연기했다. 김경록 기자

그럼에도 당초 전날 진행하려던 윤리위 징계안 심의가 2주 연기되는 등 이 대표의 발이 묶인 상황에서 혁신위가 조기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당내 전망이 상당하다. 당 중진 의원은 “혁신위가 출범 초기 당내 인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는 등 보폭을 넓혀야 하는데, 당이 뒤숭숭한 상황이라 제약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의 주요 과제인 공천 시스템 개혁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으로 꼽힌다. 현역 의원들은 물론 2년 뒤 총선에서 국회 입성을 노리는 당 인사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달 초 친윤계 정진석 의원이 혁신위의 공천 개혁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 대표와 격렬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초선 의원과 원외 인사 중심으로 구성된 혁신위가 당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는 친윤 그룹의 세력화라는 평가를 받는 의원 모임 ‘민들레’(가칭)가 출범을 앞두고 있고,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이 주도하는 공부 모임인 ‘혁신24 새로운 미래’가 활동을 시작했다. 친윤계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도 27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초청해 특강을 여는 등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당 관계자는 “조해진 의원을 제외하면 혁신위에 중량감 있는 중진 인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천 개혁 등에 손을 대는 과정에서 당내 권력 싸움에 휩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국희(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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