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내고도 밥 먹기 미안하다" 축의금에 등골 휘는 MZ들

사회초년생 장모(26)씨는 지난 석 달 사이 축의금으로만 80만원을 썼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며 격주에 한 번꼴로 결혼식에 갔기 때문이다. 장씨는 “물밀 듯이 밀려드는 결혼식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월급은 많지도 않은데 물가는 올랐고, 생활비 쓰기도 빡빡한데 축의금까지 내는 게 너무 힘들다”면서다.
고물가로 생활비가 증가한 사회초년생들이 ‘축하’의 의미를 담는 축의금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가 물러나자 결혼식은 느는데, 지갑 사정은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물가 상승으로 기존에 내던 축의금 액수가 초라해 보인다는 점이다. ‘축의금 인플레이션’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10만원이 기본…등골 휜다”

이모(33)씨는 “생활비를 아끼려고 커피도 안 먹지만, 결혼식은 관혼상제인데 안 갈 수가 없다”며 “결혼식도 밥값, 꽃값 같은 비용이 늘었을 텐데 10만원을 내도 친구한테 민폐일까 미안한 마음에 걱정된다”고 했다.
축의금 부담에 계좌로 돈만 보내고 예식은 참석하지 않는 ‘결혼식 노쇼(no-show‧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것)’도 생겼다. 20대 직장인 최모씨는 “적당히 아는 사이면 5만원만 계좌로 보내고 만다. 결혼식장에 가서 밥을 먹으면 최소 10만원은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토로했다.
신랑‧신부도 걱정…“관계 깨지기도”
고물가의 영향으로 결혼식 비용 또한 증가할 거라는 게 예식업계의 예상이다. 서울 시내 한 예식장 관계자는 “호텔을 제외한 일반 예식장의 식사 비용은 대부분 4만~7만 원대로 형성돼있지만, 고물가의 영향으로 식대 같은 비용이 지금보다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연하던 축의금도 고물가로 부담돼”
양수민(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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