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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6·25전쟁 비극 일깨운 우크라이나 전쟁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북한 김일성 정권이 6·25전쟁을 일으킨 지 올해로 72주년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넉 달째 전쟁의 포화 속에 갇힌 우크라이나 국민의 참상은 한반도를 잿더미로 만든 전쟁의 비극을 새삼 상기하게 해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결사 항전을 외치며 군과 민간의 항전 의지를 고양하고 있다. 서방 20여 개국은 무기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돈바스 점령 지역을 확대해 가고,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 미사일 공격을 강화할 태세다. 러시아 전쟁 지도부는 국가 존립이 위태로울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핵 금기 원칙을 허물고 있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전쟁 희생양
동맹 강화, 자체 방어력도 키워야

전쟁은 참혹하다. 우크라이나 인구(약 4400만명) 중 약 700만 명이 조국을 떠났다. 러시아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영토의 30%가 황폐화했고, 재건 비용은 최소 700조원으로 추산된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우크라이나의 피해 규모가 폭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파장은 광범위하다. 러시아가 쏘아 올린 미사일은 단번에 ‘신냉전’의 서막을 열었다.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진영의 대결 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중국과 러시아는 보란 듯이 무력화하며 ‘깐부 연대’를 과시했다.

북한은 7차 핵실험 감행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러시아 흑해 함대가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려온 우크라이나의 비옥한 농업 지대를 통제하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저개발 국가의 식량 안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영향으로 올 겨울 유럽연합(EU)은 물론 개발도상국에서 에너지 대란 가능성이 우려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경제는 오일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 그리고 공급망 위기라는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한국인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지정학적 측면에서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강대국들 사이에 끼인 국가’라는 태생적 한계를 공유한다.

6·25전쟁 이후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동맹을 굳건하게 발전시켰고, 마침내 세계 6위의 군사력을 건설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침탈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국가의 명운을 걸었다. 나토에 가입하면 확장억제력을 제공받고, 낙후한 국방력을 속도감 있게 현대화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은 혹독하면서 명료하다. 한·미 군사동맹의 결속력 강화와 독자적 국방력 발전이 핵심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심층적으로 분석해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고 작전계획 수정, 부대 구조 및 무기 체계 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장병의 정신적 대비 태세 강화 조치도 필요하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압박 등 복합 위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참석하는 역사적인 일이다. 나토는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축’(Linchpin)인 한·미 동맹을 활용하려고 한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본격화하는 상징성을 갖는다. 그만큼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공고한 자리매김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 날로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물론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안보 협력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국익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 사고와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기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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