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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뒤흔든 유럽 '탄소 중립의 꿈'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줄이자 유럽 각국 석탄발전으로 '역진' EU 집행위원장 "더러운 화석연료 회귀 안돼" 촉구

푸틴이 뒤흔든 유럽 '탄소 중립의 꿈'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줄이자 유럽 각국 석탄발전으로 '역진'
EU 집행위원장 "더러운 화석연료 회귀 안돼" 촉구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에너지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이들 국가가 이제야 본격 추진하기로 한 '탄소 중립'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가 서방의 공세에 가스 밸브를 잠그자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다급하게 '과거의 유물'로 취급했던 화석 에너지로 역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이자 가동하지 않은 채 예비 전력원으로 남겨뒀던 석탄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19일 "올해 겨울을 대비하려면 천연가스를 최대한 비축하는 게 현시점에서 절대적으로 우선순위"라며 "석탄화력발전소를 일시적으로 더 많이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탄 발전소 가동은) 씁쓸하다"며 썩 개운치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스트리아도 남부도시 멜라흐에 있는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이곳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2020년 4월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발전소다.
환경 문제를 이유로 석탄 발전을 35%까지 줄인 네덜란드는 이번에 가스위기 1단계를 선포하고 2024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다시 최대한 가동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050년 최초의 탄소중립 대륙'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극적인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EU는 2030년까지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합의된 '글래스고 기후조약'에 대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석탄 발전의 종언을 선고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결국 유럽이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한 화석 연료로 되돌아가는 고육지책을 써야 할 처지가 됐다.

에너지 대국인 러시아는 유럽의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러시아는 올해 4월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으며, 최근에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희귀가스 수출도 제한에 나섰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의 수리 부품을 서방 제재 때문에 조달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면서 독일과 이탈리아로 공급해온 가스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터키행 가스관도 기술 점검을 이유로 1주일간 가동을 중단한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가스 공급 축소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에서는 향후 수개월 내에 가스 배급제가 실시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에너지 펀치'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압박받는 유럽 각국 정부를 몰아붙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지를 약화하고, 서방 진영의 내분을 일으키겠다는 게 러시아의 속셈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이번에 에너지 기반의 취약성이 드러난데다 단기간에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종전 후에도 탄소 중립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독일의 최대 전력업체인 RWE의 최고경영자(CEO) 마르쿠스 크레버는 "에너지 가격이 정상화하는 데는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탄소 중립에 대한 EU의 의지는 아직은 확고해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0일 "이번 위기를 더러운 화석연료로 뒷걸음질 치는 구실이 아니라 앞으로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는 계속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U 집행위원회의 엘리나 바르드람 국제문제·기후재정 담당 집행위원 대행은 22일 "EU의 2030, 205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변함없지만 석탄 사용을 늘릴 수 있다"면서도 "모든 조치가 일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정부의 아주 불량스러운 행태를 목격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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