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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근무로 파업 실감 못해"....팬데믹에 힘빠진 英철도파업

영국 철도노조가 33년만에 최대 규모의 파업을 한 21일 런던 워털루역에서 기차가 서 있다. 이날 파이낸셜 타임스는 팬데믹 기간동안 자리 잡은 재택근무 등으로 파업으로 인한 교통혼잡은 예상보다 덜했다고 보도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철도노조가 33년 만에 대규모 파업을 벌였지만, 시민들의 대응은 온도 차가 있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혼잡 등은 피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자리 잡은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교통대란'의 정도는 예상보다 약했다. 이는 구조조정 철회와 임금인상 등을 목표로 내건 노조의 향후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집에서 런던까지 90분 걸려 출근하는 한나는 이날 사무실에 나가지 않았다. 한나는 "하이브리드(Hybrid,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는 근무 형태)로 일하고 있다. 2년 반 전엔 생각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위치 기반 기술기업 톰톰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런던 외곽에서 교통 체증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또 동부 해안에 자리한 헐의 교통혼잡은 1주일 전보다 4% 증가했으며, 리버풀·뉴캐슬은 7%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늘어난 공유 자전거 이용량도 한몫했다. FT에 따르면 이날 공유 자전거의 이용량은 전날보다 46% 늘었다.

러서치기업 스프링보드에 따르면 이날 영국 번화가의 쇼핑객은 8.5% 감소했으며, 런던 중심부는 27.5% 줄었다. 반면 재택근무자가 많은 외곽 소도시는 2% 증가했다. 다이앤 워럴 스프링보드 디렉터는 "오늘 기차·지하철이 보행자에 미친 영향은 분명하다. 많은 사람이 집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앤 프랑크 차터드경영연구소 CEO는 "세상이 달라졌다"며 "우리 구성원의 대부분은 이제 하이브리드로 일한다. 이는 철도노조의 파업이 3년 전만큼 파괴적이지 않을 것이란 걸 뜻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항을 비롯해 호텔 등 여행·레저 업종에서 철도파업은 상당한 혼란과 재정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타격을 받은 식당과 극장은 파업으로 인한 예약이 줄지어 취소됐다. 또 오는 30일 예정된 영국 최대의 음악축제 글래스턴베리도 파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런던의 비즈니스그룹 런던 퍼스트는 이번 주 철도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약 5200만 파운드(약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경제학자들은 파업으로 인한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전반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영국 경영자단체는 앞서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 강행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고브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 45%는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에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지지한다는 답변은 37%였다.





김영주(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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