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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무지개 연정’ 1년 만에 깨졌다…고개 드는 네타냐후

1948년 현대 이스라엘 건국 이래 처음으로 민족주의·우파·좌파에 아랍계 정당까지 힘을 합쳐 출범한 ‘무지개 연정’이 1년여 만에 자진 해산했다. 그간 제1야당 당수를 맡아온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는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저녁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와 야이르 라피드 외무부 장관은 공동 회견에서 다음주 의회 해산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산안이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를 통과하면 현 36대 정부는 해산되고, 새 정부가 꾸려지기 전까진 라피드 장관이 임시 총리를 맡게 된다. TOI에 따르면 차기 총선은 오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 4월 이래 다섯 번째 총선이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8개 야권 정당들은 역대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에 대항하기 위해 뭉쳤다. 120석 정원의 이스라엘 의회에서 둘째로 많은 의석(17석)을 가진 중도정당 예시 아티드의 대표 라피드가 유대민족주의 우파 정당 야미나(7석)를 이끄는 베네트에게 임기 전반기 총리 자리를 양보하면서 연정의 물꼬를 텄다. 연정은 타정당과 제휴로 의회 내 과반을 간신히 넘는 61석을 확보하며 출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의 연정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를 안정시켰고,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도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무지개 연정’은 올 들어 발생한 여러 종교적 마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야미나의 이디트 실만 의원이 “유대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에 동참하지 못한다”며 연정 지지를 철회했다. 이어 5월엔 좌파 정당인 메레츠의 가이다 리나위 조아비 의원이 알아크사 사원에서 벌어진 경찰과 무슬림의 충돌 등을 문제 삼아 지지를 철회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민의 지위를 다룬 ‘정착민법’과 관련한 여권 내 분쟁도 연정 붕괴의 원인이 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라피드가 네타냐후를 견제하며 임기 연장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피드는 오는 7월 중동을 순방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임시 총리의 신분으로 맞게 됐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연정 해체에 대해 “현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저버리고 테러 지지자와 협력했다. 이스라엘을 부흥시켜야 하며 우리는 그럴 능력이 있다”며 재집권 시도 의사를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김홍범(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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