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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업계 찾아 1조 일감 약속한 尹 "탈원전은 바보같은 짓"

정부가 고사 직전인 원자력 발전 업계를 살리기 위해 1조원 이상의 신규 일감을 공급하기로 했다. 대규모 발주가 가능한 신한울 3·4호 건설 재개를 통해 업계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것이다. 또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중소 원전업계에 금융 지원을 늘리는 등 산업 생태계 강화에도 나선다. 다만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를 제외한 신규 원전 사업이 대부분 백지화돼 장기적으로 일감 확보가 어렵다며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5년까지 1조원 이상 일감 확보”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김종두 전무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형 원자로 APR1400 축소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경남 창원에서 열린 ‘원전 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영 중소기업벤처부 장관과 원전 업계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5년간 바보같은 짓을 안하고 원전 생태계를 더욱 탄탄히 구축했다면 지금 아마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며 “탈원전 추진한 관계자들이 이 지역 산업 생태계와 현장을 둘러봤다면 과연 이런 의사결정을 했을지 의문”이라며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원전 생태계 거점인 창원의 산업 현장, 공장이 활기를 찾고 여러분이 그야말로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원전 업계는 지난 5년간 탈원전 정책 추진의 여파로 신규 일감이 감소하는 등 급격한 쇠퇴기를 맞았다. 원자력산업협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5조5034억원 수준이었던, 원전 업계 전체 총매출은 2020년 4조573억원으로 4년 새 26.2% 줄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억2641만 달러(2016년)에서 3372만 달러(2020년)로 급감했다. 업계 인력도 같은 시기 2만2000명→1만9000명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원전 산업생태계 복원을 위해서 우선 신규 일감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올해 신한울 3·4호 건설 설계 등 925억원 수준의 긴급 발주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신한울 3·4호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는 등 건설 재개를 위한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당겨, 오는 2025년까지 1조원 이상의 일감을 새로 창출할 방침이다.

원전 수출 확대로 먹거리 창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텅 빈 원자로 제작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중앙포토
지속적인 업계 먹거리 창출을 위해 원전 수출도 확대한다. 현재 한국형 원전 수출 가능성이 높은 곳은 체코와 폴란드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1200㎿급 신규 원전 1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올해 3월 입찰에 착수했다. 사업 규모만 8조원에 이른다. 폴란드도 지난해 40~50조 규모의 신규 원전 6기를 짓기로 하고 관련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우선 7월 중 범부처와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원전 수출 전략추진단’을 발족하고, 수출 전략국을 거점 공관으로 지정해 전담관도 파견한다는 구상이다. 또 원전 기자재 업체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위해 맞춤형 입찰정보시스템을 하반기 중 가동하고, 수출에 필요한 글로벌 인증 지원, 해외 벤더 등록, 수출 마케팅 등 강화할 방침이다.

3800억 수준 유동성 지원, SMR 개발도
정부 또 올해 3800억원 수준의 유동성을 공급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원전 업계 지원책도 마련한다. 중소기업 정책자금, 기술보증, 협력업체 융자 지원을 바탕으로 협력업체에 2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지원하고 투자형 지원 규모도 120억원에서 30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하 원자력 기술개발(R&D)에도 올해 6700억원, 내년부터 2025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특히 국내 독자 모델인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전)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2028년까지 399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고준위방폐물 융합대학원을 내년에 설립해 지속적인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산업 경쟁력 위해 신규 건설도 필요”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전 일감 창출 전망이 불확실하다면서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신규 원전 사업 확보가 중요한데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를 제외한 신규 원전 계획이 모두 백지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가 이번에 대책으로 내놓은 신규 일감 대부분은 신한울 3·4호 건설 재개에 치중해 있다. 산업부는 신한울 3·4호 건설 재개 외에 원전 수출 활성화와 노후 원전 수명 연장으로 새 일감을 계속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수출은 수주 가능성이 불확실하고, 노후 원전 수명 연장은 신규 원전 건설보다 사업 규모가 작다는 점이 약점이다.

특히, 원전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 신규 원전 사업이 어느 정도 유지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도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을 크게 줄이면서 산업 생태계가 무너져 경쟁력을 잃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결국 수출 경쟁력도 국내 원전 산업계가 유지될 때 나오는 것”이라며 “신규 원전 건설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용지 확보 등 관련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남준.이세영(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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