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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본토서 오는 보급품 막힌다"…칼리닌그라드 '사재기 공포'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의 항구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리투아니아가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화물 운송을 대폭 제한하면서 칼리닌그라드 현지에서는 지난 주말 '패닉 바잉'(panic buying) 현상이 일어났다고 가디언과 러시아 독립매체 모스크바타임스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패닉 바잉은 공급 부족이나 가격 인상에 따른 공포로 인한 사재기성 구매를 뜻한다.

앞서 지난 17일 리투아니아 정부는 18일 0시부터 유럽연합(EU) 제재 대상 상품의 리투아니아 경유 운송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운송 제한 품목은 석탄, 철강, 콘크리트, 건설 자재, 금속 등 전체 리투아니아 경유 화물의 50%가량이라고 러시아 측이 밝혔다.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사재기 현상은 칼리닌그라드 전역에서 두드러졌다. 트위터에는 현지 주민들이 도심 외곽의 철물점에서 시멘트 등 여러 물품을 카트에 쓸어담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가디언은 해당 영상을 검증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인 파벨 타타린체프는 모스크바타임스에 "운송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물건을 사기 위해 모두가 (상점으로) 달려갔다"며 "지금은 다소 진정됐지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선 공급 부족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속화 우려도 나온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안톤 알리하노프 칼리닌그라드 주지사는 "칼리닌그라드 수송의 자유를 막는 가장 심각한 권리 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로를 통한 화물 운송은 이뤄지고 있다"며 "주민들은 패닉바잉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리투아니아를 통하는 가스 파이프라인 봉쇄 우려에 가스를 쟁여두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현지 당국은 적어도 8월 초까지 에너지 공급이 지속될 것이라며 불안 잠재우기에 힘쓰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육로로 직접 연결되지 않은 역외영토다. 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독일 영토로, 쾨니히스베르크로 불렸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소련이 이곳을 연방에 편입한 후 소련 정치가 미하일 이바노비치 칼리닌의 이름을 따서 개명했다.

지리적으로는 서쪽으로 발트해에 면해 있지만, 나머지 3면이 EU 및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둘러싸여 고립된 곳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 본토에서 리투아니아를 통과하는 철도를 통해 들어오는 화물에 의존 중이다. 리투아니아에 있는 동유럽 연구센터의 제재 전문가 디오니스 세누사는 모스크바타임스에 "러시아 정부가 이같은 철도 봉쇄를 대비하지 않은 건 아니"라면서도 "해상을 통한 화물 운송의 새 물류 체인이 완전히 가동될 때까지는 공급 부족과 지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해군의 부동항 거점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 발사대가 집중 배치돼 있고, 최근 러시아군의 발트 함대 전술훈련도 이뤄진 군사 요충지다. 비슷한 시기 나토도 이곳 발트해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리투아니아 국방부는 지난 4월 러시아가 이곳에 핵무기를 배치했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서원(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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