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정권 붕괴" 예언한 72세 네타냐후, '구원투수' 컴백하나
"나는 매일 이 나쁘고 위험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싸움을 이끌 것이다."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72) 전 총리는 지난해 6월 13일(현지시간), 15년 재임한 총리로서의 마지막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새 정부에 대한 덕담 대신, 그는 "그것(정권 붕괴)은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일어날 수 있다"며 자신이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이 곧 다시 집권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의 이 말이 마치 예언이라도 된 것처럼 이스라엘의 집권 연정은 출범 1년여 만에 사실상 붕괴에 직면했다. 연정의 양대 축인 이스라엘의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와 야이르 라피드 외무부 장관은 20일 자발적으로 다음 주 크네세트에 연정 해산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친다고 밝혔다. 이 해산안이 통과될 경우 라피드 외무장관이 임시 총리를 맡고 오는 10월 조기 총선을 치른다.

'208만 팔로워' 네타냐후, 1년간 재집권 칼 갈았다
현 집권 연정은 8개 군소 정당들이 뭉쳐 턱걸이 과반(120석 중 61석)으로 출범했다. 이념적 지향점이 각기 다른 이들 정당의 유일한 공동 목표는 '네타냐후 축출'이었다.
베네트 총리는 네타냐후의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네타냐후 내각에서 재무장관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야미나당을 이끌고 반(反)네타냐후 연합에 합류하면서 네타냐후에 등을 돌렸다.

그사이 반(反)네타냐후 이외엔 구심점이 없던 연정은 일부 의원의 탈당 등으로 과반 의석을 잃었다.
여전히 인기 정치인..."그래도 재집권 쉽지 않아"
네타냐후는 1996년 46세로 역대 최연소 총리에 올라 1999년까지 재임했다. 이후 2009년부터 다시 총리를 맡아 지난해 6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그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왔고 이스라엘 특공대 복무 경험이 있다. 그의 친형 요나단은 특공대 대장으로 1976년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에게 납치된 여객기를 구출한 '엔테베 작전' 당시 숨졌다.
네타냐후는 1988년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1993년 리쿠드당 대표직에 올랐다. 총리 취임 후 강경한 이슬람 정책을 펼쳤고, 코로나19 사태에선 직접 발벗고 나서 빠른 백신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리쿠드당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많은 의석을 차지해도, 이스라엘의 분열된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과반 연정이 쉽지 않으며 네타냐후가 리쿠드당을 계속 이끌 경우 다른 당에서 연합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또 가디언은 그가 올해 72세로 고령이란 점에서 리쿠드당 내부에서 지도력에 도전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임선영(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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