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보단 '실력'…김동연 "도청 내부 공모로 비서실장 뽑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비서실장을 도청 내부 공모를 통해 뽑는다. 경기도에서 내부 공모를 통해 비서실장을 선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김동연 “도정·인사에서도 유쾌한 반란 일으킬 것”

김 당선인은 21일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을 도청 내부 공모로 뽑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은 중요한 자리다.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도 캠프 비서실장들은 후보의 대리인 역할을 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며 “이제 도정을 맡게 되면서 도지사 비서실장에 맞는 역량, 도정에 대한 이해, 저와 함께 도민을 위해 헌신할 자세를 갖춘 비서실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당선인은 “경기도청 공직자들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며 “선거 캠프에서 함께했던 분이 아니라 도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공무원 중에서 공모를 통해 비서실장을 선발하겠다. 도정에 최적화된 적임자를 뽑아 비서실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도정과 도의 인사에서도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며 “도정 수행을 씩씩하게, 그리고 의욕적으로 뒷받침해주실 비서실장 직급의 도청 공무원분들께서 많이 지원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

경기지사 비서실장 내부 공모는 처음…인사 혁신 예고?

지금까지 경기지사 비서실장은 이재명 전 지사의 후반기 비서실장을 제외하고 모두 퇴직 공무원이나 지사 측근인 외부 인사가 맡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당선인이 비서실장을 내부 공모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취임 후 대대적인 인사 혁신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임 당시 ‘보은 인사’ 논란에 시달렸던 이 전 지사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경기지사들이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외부 인물들을 경기도로 대거 영입하면서 내부 불만이 있었다”며 “김 당선인이 비서실장을 공무원 중에서 내부 공모하겠다고 밝힌 만큼 외부 인사의 경기도 영입이 과거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지난 13일 있었던 경기지사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에서도 염태영 인수위원장은 “김 당선인은 보은, 측근을 염두에 둔 인사가 아닌 실무 적합성과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업무를 추진할 인사를 등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 당선인은 인수위원도 선거 기여도와 개인적 인연 등을 철저히 배제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지사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김 당선인이 관료생활을 오래 했고, 평소 낙하산이나 보은 인사보다는 적재적소에 알맞은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철학이 확고했다”며 “당선인 본인이 ‘실용주의’ ‘실사구시’ 정신을 강조하는 만큼 능력 위주로 인재를 기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국힘“김동연 인수위 참여 안 해”…첫 협치 시도는 무산

김 당선인이 협치 차원에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 제안한 ‘인수위원회 참여 요청’은 무산됐다. 김 당선인 인수위는 이날 “국민의힘 김성원 경기도당위원장이 ‘국민의힘 중앙당의 방침에 따라 경기지사 인수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지난 7일 김 위원장에게 국민의힘 측 인사 2명의 인수위 참여를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수용했다. 이에 경기지사 인수위는 전체 인수위원 20명 중 국민의힘 인사 2명의 자리를 제외한 18명으로 출범한 상태다.

김 당선인 인수위는 “국민의힘 측 인사의 인수위 합류가 무산된 데 아쉬움을 표한다”며 “그럼에도 인수위가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문은 열려 있고, 분과위원회 배정은 국민의힘에서 추천하는 인사의 전문성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인사의 인수위 직접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공통 공약 등 도당 차원의 정책 공조를 위한 협조체계는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모란([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