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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정원’ 거장 작품, 11월 울산 태화강에서 만난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의 전경. 피트 아우돌프는 태화강 국가정원에 ‘다섯 계절의 정원’을 조성해 오는 11월 선보인다. [사진 울산시]
‘자연주의 정원’의 거장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의 작품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오는 11월 울산 태화강에 선보인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아우돌프는 태화강 국가정원 내 1만8000㎡에 ‘다섯 계절의 정원’이라는 작품을 조성하고 있다. 그가 만든 정원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아우돌프는 “특정 식물로 그 계절의 풍경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식물의 조화를 통해 사계절 내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태화강 국가정원에 연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44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아우돌프는 뉴욕 ‘하이라인파크(2006)’, 시카고 ‘루리가든(2003)’ 등의 정원 작품으로 유명하다. 아우돌프는 세계 유명 도시의 러브콜에도 쉽게 응하지 않을 정도로 작품 후보지 선정이 까다로운 디자이너로 꼽힌다. 그가 태화강을 아시아 첫 무대로 선정한 이유는 ‘태화강의 변신 스토리’ 때문이라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울산의 태화강은 2000년대 초까지 생활 오수와 공장 폐수로 몸살을 앓아 ‘죽음의 강’으로 불렸다. 90년대 공장 오·폐수가 정화조를 거치지 않은 채 태화강으로 쏟아졌고, 해마다 죽은 물고기 수만 마리가 떠올랐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의 전경. 피트 아우돌프는 태화강 국가정원에 ‘다섯 계절의 정원’을 조성해 오는 11월 선보인다. [사진 울산시]
울산시는 2004년 에코폴리스를 선언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 도시를 위한 ‘태화강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다. 국비와 시비 등 총 9723억원을 들여 10년간 태화강 생태계 복원사업이 진행됐다. 울산시민들도 자발적으로 수중 쓰레기와 어망 제거 등 정화 활동에 나섰다. 장기 프로젝트가 진행된 10여년 후 태화강은 은어·연어·고니 등 100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명의 강으로 부활했다. 2019년 7월 1일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태화강 국가정원’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우돌프는 201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원예박람회에 참석했을 때 울산 지역 조경 관계자들에게 태화강 국가정원이 변신한 사연을 듣게 됐다. 당시 관계자들은 아우돌프에게 태화강 국가정원 내 정원 조성을 요청했다.

아우돌프는 “아시아 최초로 울산을 선택한 것은 시민의 손으로 다시 살아난 태화강 국가정원의 역사와 뛰어난 입지 여건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아우돌프의 회사 관계자이면서 세계적 정원 전문가인 로라 에카세야(Laura Ekasetya) 일행이 울산을 찾았다. 이들은 정원 조성에 앞서 현장과 국내 식물 재배지 등을 직접 점검하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식물 유지관리 기술 등을 전수했다.

다섯 계절의 정원에는 국내 자생식물을 포함한 2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식재된다. 이 가운데 120여종 약 4만 그루가 지난해 11월 국내에 공급됐고, 현재 경기도에 있는 계약재배 업체에서 재배하고 있다. 네덜란드 현지에서는 막바지 식물 배식(培植) 설계가 진행 중이다. 울산시는 이달부터 토양 개량과 배수시설 등 기반 공사를 시작했다. 식물식재 공사는 오는 9월쯤 시작될 전망이며 11월까지 완료해 정원을 완성할 계획이다.



백경서(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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