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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템한 줄 알았는데 백화점보다 비싸…면세점의 배신, 무슨일

지난 16일 김모(45‧서울 종로구)씨는 친구들과 1박 2일 여정으로 제주도를 찾았다. 3년 만에 비행기를 타고 떠난 장거리 여행에 들떴던 김씨의 기분은 다음날 제주공항에서 확 바뀌었다. 김씨는 면세점에서 평소 갖고 싶었던 작은 가방을 구매했다. 마침 10% 할인까지 받아 103달러(약 13만원)인 제품을 92.7달러(약 12만원)에 샀다. 그런데 쇼핑을 마치고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무심코 온라인 몰에서 같은 제품을 검색한 김씨는 기분이 상했다. 최저 가격이 9만6000원이었다. 김씨는 환불을 하려고 했지만, 매장에선 “판매 당시 환불‧교환 불가라는 안내를 했다”며 거절했다.

당혹스러운 상황은 이어졌다. 남편을 위해서 스코틀랜드 위스키와 향이 독특한 국산 담배를 사려고 했지만, 품절이거나 입점하지 않았다. 수입 화장품 매장에서도 김씨는 실망했다. 해당 브랜드를 대표하는 인기 제품은 찾을 수가 없어서다. 김씨는 “면세인데 값이 싸지도 않고 제품 종류도 없고 ‘이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럴 바에는 회원 혜택이나 쿠폰, 샘플 등이 있는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인천공항 1터미널 모습. 뉴스1

바닥으로 떨어진 면세점 가격경쟁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세가 꺾이며 기대감에 휩싸였던 국내 면세업계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환율 고공행진에 면세점의 가장 큰 매력인 ‘가격 경쟁력’이 바닥으로 떨어져서다. 여기에 장기간 ‘개점휴업’ 상황까지 이어진 탓에 제품을 다양하게 갖추지도 못하고 있다.

최근 달러 환율은 1달러당 1300원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달러당 1295원이다. 1년 전만 해도 1134원이었다. 1년 전과 현재 값(100달러)이 같은 제품을 구매해도 실제로는 1만6100원이 비싸게 사는 셈이다.
제주의 한 면세점에서 단체 관광객들이 면세 쇼핑을 즐기고 있다. 뉴스1

판매 제품을 달러를 기준으로 거래하는 면세점 입장에선 속수무책이다. 환율이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세금(관세)을 내지 않아 가격이 싸다’는 면세점의 가장 큰 매력을 잃은 것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이 환율이 뛰는 시기에는 면세 폭보다 환율 증가폭이 더 커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가 없다”며 “외국인 고객과 달리 내국인 고객은 체감 온도가 확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어템 확보 외에는 돌파구 없어”
온라인 시장의 성장도 위협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그간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온라인’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해외 직구(직접 구매)가 크게 늘어서다. 쿠팡‧11번가 등 주요 이커머스(전자상거래)도 ‘해외 직구 3일 배송’ ‘해외 직구 무료 배송’ 등을 앞세워 잇달아 해외 직구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구 시장 규모는 5조1000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26% 커졌다. 그렇다고 다양한 구성을 내세울 수도 없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여 간 사실상 영업을 못 하는 상황이라 최근에서야 부랴부랴 제품을 갖춰가고 있어서다.

면세점에서 선글라스를 고르는 모습. [사진 신세계면세점]
면세업계도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상승분을 보전하는 식이다. 예컨대 달러 환율이 1250~1300원일 때는 최대 2만원을, 1300원을 초과하면 최대 3만5000원으로 지급한다. 구매 금액별로 최대 2만5000원의 적립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상황이 아니라 수요 예측이 어려워 재고를 얼마나 확보해야 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며 “백화점에서 살 수 없는 레어템(획득하기 어려운 제품)을 확보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데 쉬운 일이 아니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현주(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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