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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꾼 조국家 자산관리인 "檢, 영장친다 위협"→"변호사 얘기" [法ON]

지난 2019년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 수사 당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택과 연구실 PC 하드디스크를 숨긴 혐의(증거은닉)로 유죄가 확정됐던 김경록씨가 17일 조 전 장관 재판의 증언대에 섰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 등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지난해 『그렇게 피의자가 된다』는 책을 펴내며 “검찰과 언론의 만행을 고발한다”고 이른바 검찰개혁의 투사로 나선 인물입니다. 이날 재판에서도 “검찰 조사에서 구속영장은 치겠다는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당시 수사가 강압적이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검찰 “내가 영장 검사, 영장 초안도 안 썼다” 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김정곤‧장용범)는 지난 17일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 부부의 재판을 열고 김씨의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김씨는 이날 검찰 조사가 강압적이었다는 증언을 수차례 했습니다. 김씨는 2019년 8월 말 정경심 교수의 지시를 받아 자녀 입시 비위와 관련된 자료가 있던 하드디스크 3개와 정 교수의 동양대 사무실 PC 본체 1대를 들고 나와 여자친구의 승용차 트렁크와 헬스장 보관함에 숨긴 혐의로(증거은닉) 기소돼 집행유예형이 확정됐는데요.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정경심 교수 연구실. 뉴스1

비록 그는 하드디스크를 숨겨 유죄를 선고 받았지만, 이 하드디스크를 당시 검찰 수사팀에 제공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그런 김씨가 이날 자신의 행위에 대해 “수사과정에서 제가 체포되고 구속되는 것이 겁나서 제출했다”고 발언했습니다. 검찰이 “‘검찰이 조국, 정경심 피고인의 의혹을 밝혀주리라’고 생각하고 변호사와 상의해 제출한 게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답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검찰은 “헬스장 등에 보관하던 하드디스크를 증인이 말하지 않으면 검찰이 모르지 않나”라고 묻기도 했죠.

김씨는 이날 “당시 검사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칠 테니 나가서 변호사랑 얘기해보라’고 말했다”란 주장도 했습니다. 이에 검찰이 황당해하며 “제가 언제 영장 친다고 얘기했냐”라고 반박하자 그는 변호사가 얘기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김씨는 “변호사가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구속된다’고 해서 검사한테 제가 사진 찍은 하드디스크를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정정한 겁니다. 김씨가 말하지 않았으면 수사팀은 어딨는지도 몰랐을 하드디스크를 제출까지 하게 된 건 ‘구속’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는 주장입니다.


김씨는 그러면서 “저한테 (검사가) 직접적으로 어떻게 한다고 얘기하진 않았다”며“저한테 직접 말한 것이랑 변호인에게 전달받은 것이 어떤 차이인지 모르겠다. 제가 거짓말로 이야기한다는 건가”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검찰과 먼저 대화를 나눈 자신의 변호사가 “‘영장이 (검찰) 책상에 있으니, 영장 치면 당장 구속된다’고 했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씨가 책상 위 영장을 본 적은 없다고 하자 수사팀의 한 검사는 “모든 영장은 본 검사가 작성했다. 증인(김경록 씨)에 대한 구속영장 초안도 만들어본 적 없다”고 반박했죠. 김씨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적 없이, 불구속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습니다.

“조국, 동양대 가는 이유 알았을 것”→“부끄러운 답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학교 교수.뉴시스
김씨가 검찰 수사가 강압적이었다는 듯 증언한 부분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 전 교수는 2019년 8월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김씨에게 주거지 및 동양대 교수실에 있는 컴퓨터를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고, 이 역시 유죄로 확정됐는데요. 재판 중인 남편 조 전 장관 역시 범행에 공모해 증거은닉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죠.


조 전 장관은 당일 서재에서 나오는 김씨를 만나 “집사람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악수를 한 뒤 방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또 김씨는 늦은 밤 경북 영주 동양대로 PC를 반출하기 위해 가는 자신과 정 전 교수에 대해 “이미 (동양대 내려가는 이유를) 아는 것 같고 누가 어떻게 내려가는지에 대해서만 추가로 궁금해하는 뉘앙스였다”고 진술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김씨는 조 전 장관이 동양대에 내려가는 이유를 아는 것 같아 보였다는 검찰 진술에 대해 “부끄러운 답변”이라며 “추측해서 말하려다 보니 그렇게밖에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고 달리 주장했습니다. 알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말하면 도저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수가 없어서 그렇게 답했다는 취지입니다.


그러자 검찰이 “‘압박감을 느껴서 이렇게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제가 증인 조사하면서 강압적으로 압박한 사실이 있나요”라고 되물었죠. 그러자 김씨는 “뭐라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검찰 조사 받는 과정에서 많은 부당함이 있었음을 감찰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에둘러 강압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씨는 앞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강압에 의해 자백을 회유당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 한 바 있습니다. 저서 등을 통해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부르짖어온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도 “2019년 8월부터 1년간 느꼈던 상황에서 수개월 겪어보니 당사자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임이 절실하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로 조 전 장관 일가의 자산 관리를 맡았었던 김씨는 조 전 장관 부부, 아들 조모씨와 일요일 아침에 브런치를 하거나 아들 조씨가 “형. 그냥 이거(SSD‧디지털 저장장치) 구매하면 될 것 같아요”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죠. 검찰의 재판부 기피 신청 이후 약 5개월 만에 재개된 조 전 장관 재판은 다음주에도 계속됩니다.



김수민(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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