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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해 공무원 ‘월북몰이’ 진상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해야

국방부·해경 “월북 아니다” 유감 표명
문재인 청와대 은폐 지시 여부 밝혀야
국방부와 해양경찰청이 어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해 “피살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던 1년9개월 전 발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다”면서다. 해경 역시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자진 월북 추정’이라던 수사 결과를 번복했다. 앞서 법원은 ‘북측의 실종자 발견 경위’ 등 정보를 공개하라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이날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이 취하했다. 그러면서 “유족에게 사망 경위도 알리지 않은 채 정보를 제한했던 과거의 부당한 조치를 시정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왼쪽)과 윤형진 국방부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과장이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각각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과 추가 설명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들은 사건 발생 1년 9개월 만에 '자진 월북'으로 밝힌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사건’은 2020년 9월 22일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당시 47세) 이모씨가 실종 후 북한군에게 사살되고 불태워진 충격적인 사건이다. 2019년 11월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을 북한 요구대로 강제 북송한 사건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에 집착한 나머지 국민 보호라는 책무를 저버린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특히 서해 공무원 피살 이후 1년8개월 동안 문재인 정부가 보인 행보는 사건의 은폐, 왜곡 의심을 받을 만했다. 북한군이 이씨의 신병을 확보했음을 인지하고도 사살까지 여섯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월북”이란 단어가 정부 측에서 흘러나왔고, 수사도 월북으로 몰고 가는 듯했다. 피살 네 시간 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라고 했다. 이틀 뒤 김정은이 이씨 피살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통지문을 보내자 여권은 김정은을 “계몽군주”(유시민)라고 칭송까지 했다.

아버지의 시신 찾지 못하고 졸지에 도박 빚쟁이, 월북자 가족이 된 당시 고교생 아들은 문 대통령에게 진상을 알려 달라고 편지로 호소했지만, 청와대는 외면했다. 일부 자료를 공개하라는 법원 결정에 항소하는 것도 모자라 핵심 자료를 최장 15년간 비공개되는 대통령 기록물로 묶었다.

어제 국방부는 2020년 9월 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주요 쟁점 답변 지침을 하달받아 ‘시신 소각 확인’이라고 한 최초 발표를 ‘시신 소각 추정, 사실 확인 위해 공동조사 필요’로 바꿨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등이 주고받은 내용을 조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행법으로는 대통령기록물 열람이 쉽지 않고, 군(합참) 정보 공개도 제한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진실과 책임자 규명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 국가의 기본 책무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정권의 어떤 어젠다도 국민의 생명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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