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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번엔 편지로 정유사 압박 "고수익에 국민고통...공급 늘려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유사들에 직접 서한을 보내 유가 안정을 위해 휘발유와 경유 등의 공급 확대를 촉구했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사상 처음 1갤런당(3.78ℓ) 5달러(약 6400원)를 넘는 가운데 정유사 압박에 나선 것이다.

미 언론에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가 주요 정치 이슈가 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정유사 때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는 정유사들에 공급 확대를 압박하는 서한을 보냈다.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엑손모빌 등 정유사 7곳에 보낸 서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시기에 높은 정유사의 이윤이 미국 가정에 직접 전가되는 건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겪는 극심한 재정적 고통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이 주된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전쟁 중에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7달러(약 2100원) 오른 상황에서 정유사들의 기록적인 고수익이 이 고통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유사들을 향해 "휘발유와 경유 등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는 전국 어디에서나 적절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제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합리적이고 적절한 연방정부 수단과 비상 권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미 언론은 이번 서한의 의도와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CNN은 "이번 편지는 치솟는 기름값에 대한 책임을 (정유사에) 전가하려는 바이든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엑손(모빌)은 올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CNBC는 정유사들의 정제 시설 가동률이 이미 90%가 넘는 상황에서 추가 공급 확대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의 이번 서한은 유권자를 겨냥한 용도란 해석도 나온다.

AP통신은 "기업의 탐욕이 물가 상승에 기여한다는 바이든의 메시지는 많은 경제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의 주장은 유권자에게 어느 정도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엔 중동 산유국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으로 사우디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거리를 둬 왔지만, 유가 안정을 위해선 사우디의 원유 증산 등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선영(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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