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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금에 뒷마당서 밭일해라"…스리랑카 공무원 '주4일제' 왜

지난 11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시민들이 차량 주유를 위해 주유소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가 자국 공무원에 '놀금'(노는 금요일)을 허용하는 주4일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악의 경제난에 외화가 바닥나자 쉬는 날 경작을 통해 식량을 자급자족 할 것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나온 조처다.


BBC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이날 온라인 성명을 통해 "매주 금요일마다 공공기관을 휴무하는 안이 내각 회의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리랑카 공공부문 종사자 100만 명은 향후 3개월간 주4일만 근무하게 된다. 스리랑카 정부는 "식량 위기 해결책의 일환으로 공무원들에게 하루 휴가 동안 뒷마당 등에서 자신과 가족이 먹을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료 부족 사태로 인한 출근난 해소 차원에서 내린 결단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휴무 조치에 수도·전기·보건·국방·교육·교통·항만·항공 등 필수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제외됐다.

스리랑카는 1948년 영국 독립 이후 70여 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에 처했다.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공공재정이 악화한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주력 산업인 관광 산업이 붕괴한 탓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스리랑카의 외환 보유고는 지난 2년 동안 7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가 바닥나자 연료와 식품, 의약품 등 필수 물자를 구입하기도 어려워졌다. 여기에다 자국 내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식량 수급이 급속도로 악화한 상황이다. 지난 4월 스리랑카의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7% 이상 상승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지난달 말 스리랑카 농림부 장관이 나서서 "열흘 내로 모든 농부가 밭에 나가 경작하라"고 권고했다. 스리랑카 총리이자 재무장관인 라닐 위크레메싱게는 이 같은 식량 위기가 2024년까지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리랑카는 지난 4월 12일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끝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지난달 18일부터는 기간 내 국채 이자를 갚지 못해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다. 스리랑카는 현재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 위해 IMF과 협상 중이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지난 7일 의회에서 "(국가 부도 상황에서) 올해 남은 6개월간 식량, 연료와 비료 등을 구입하려면 최소 50억 달러(약 6조4000억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서원(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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