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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의 택시 합승 첫날…’범죄 위험’ vs. ‘승차대란 해소’ 우려·기대 교차

"택시 기사가 임의로 합승 권유하는 건 불법입니다."

플랫폼 택시 합승이 허용된 첫날인 15일, 한 소셜미디어(SNS)에선 택시 이용 시 주의사항을 적은 글이 수천 회씩 공유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제 택시를 탈 때마다 합승하라는 강요를 받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다. 네티즌들은 온라인상에서 '6인승 이상만 이성 승객이 합승할 수 있다' '본인이 신청해야 합승할 수 있다'와 같은 합승 서비스 이용법을 공유했다.

범죄 노출 우려에 합승 기피
40년 만에 부활한 택시 합승을 보는 시민의 시선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합승 서비스로 심야 시간대 승차난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과 과거 택시에서 일어났던 범죄 사건을 떠올리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이모(30)씨는 “합승 서비스가 나와도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서 “연료 낭비나 택시비는 줄일 수 있을 것 같지만, 납치 범죄도 몇 번 일어나지 않았나.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가격이 좀 더 높더라도 안전이 보장되는 편이 낫다”고 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 택시 승강장 모습. 연합뉴스
A씨(32·서울 관악구) 역시 “(택시 탈 때) 비용보다는 편안함과 안전이 중요하다”며 “지금도 혼자 타면 기사가 말을 걸어 불편한데 합승까지 한다고 하면 더 불안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택시를 잡은 사람과 실제로 타는 사람이 다를 수도 있다. 실랑이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 기사 댓글과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아무리 급해도 합승은 안 한다. 어떤 사람이랑 같이 탈 줄 아나” “동성 간엔 범죄가 안 일어나나”는 등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중형까지 동성만 합승 가능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택시발전법을 개정해 플랫폼을 통한 택시 합승을 허용한 데 이어, 15일부터 플랫폼 택시의 합승 허용기준을 정한 택시발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에 따라 이날부터 승객이 플랫폼을 통해 합승을 신청하면 함께 택시를 탈 수 있다. 경형~중형 택시는 동성 승객만, 대형은 이성 승객도 합승이 가능하다. 다만 길거리에서 임의로 합승을 모집하는 건 불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늘(15일)부터 업체들이 기준을 갖춰 신청하면 실사 후 인허가를 통해 (합승)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승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승객의 실명과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탑승 시점과 위치, 좌석 정보 등을 미리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

합승하려면 실명 본인인증 거쳐야
현재 플랫폼 택시 합승 서비스는 규제샌드박스(한시적 규제 유예)를 통과한 일부 업체(서울 반반택시서울·인천 씨엘 등)만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15일 사용해 본 반반택시 애플리케이션은 본인인증과 전화번호 및 카드 등록을 해야 이용이 가능했다. 합승하려면 오후 10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한 뒤, 일반택시와 함께 뜨는 합승 옵션을 직접 선택해야 한다. 출발지가 서울이고 70% 이상 같은 경로여야 합승이 가능하다. 금액은 승객별 거리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반반택시 운영사인 코나투스 김기동 대표는 “추후 합승 서비스 운영 시간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며 "공항이나 역 부근 등 지역별로 낮 시간대에도 합승 서비스를 운영할 생각"이라고 했다.
반반택시 애플리케이션 이용 화면. '반반' 표시를 눌러야 합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반택시 앱 캡쳐
심야 승차 대란 해소될까
택시업계는 합승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용복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팀장은 “플랫폼을 이용하기 때문에 과거에 합승으로 인해 생겼던 승객 안전이나 불친절과 같은 문제는 해소가 될 것”이라며 “(합승)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서울의 승차 대란이나 기사들의 수입 저하 문제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마포구에서 만난 택시 기사 김용수(70)씨도 “야간에는 합승해서라도 타려는 승객들이 있으니 (수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준(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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