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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숲에 ‘탄소중립 전시관’ 개관 “SK그룹 ESG경영 출발점”

SK임업이 관리하는 충주 인등산. [사진 SK임업]

“바위 위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도 있지요? 이곳은 원래 암석이 많은 민둥산이었지만, 돌 위에도 흙을 쌓아 나무를 심었었습니다. 그 씨앗이 바위틈에 뿌리를 내려 이렇게 아름드리나무로 자랐습니다.”

지난 15일 충북 충주에 있는 인등산 기슭. 성준영 SK임업 팀장은 “인등산에는 국내 여느 산과는 다른 ‘출생의 비밀’이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에는 척박한 토양 조건과 벌목으로 나무가 거의 없던 황무지였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이 황무지 돌산은 50년 만에 호두나무와 자작나무가 빼곡한 푸른 산으로 바뀌었다. SK임업이 국내 최초로 시작한 기업형 조림사업을 통해 울창한 숲으로 변신한 사례다.

고 최종현 회장은 조림사업을 통해 벌거숭이였던 충주 인등산을 숲으로 만들었다. 동그라미 안은 고 최종현 회장과 아내 고 박계희 여사가 1977년 인등산에서 함께 나무를 심는 모습. [사진 SK]

SK임업은 지난 1972년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설립한 서해개발이 모태다. 서해개발은 체계적인 산림사업을 통해 숲을 가꾸고 여기서 나온 수익금을 인재 양성 장학금으로 사용했다.

SK 관계자는 “선대회장이 임야 매입을 부동산 투자로 바라보는 시각을 우려해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거리가 천안·충주·영동 등에 총 4500㏊ 규모 황무지를 매입했다”며 “조림사업을 통해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는 점에서 그룹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효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환원 차원에서 시작한 SK의 조림사업은 최근 탄소중립 산림협력 사업으로 진화하며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SK는 지난 2012년 강원 고성군에 있는 축구장 70배 크기 황폐지에 자작나무 등 25만 그루를 심어 조림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시작했다.

CDM은 조림사업으로 복구한 숲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흡수했는지 측정해 이를 탄소배출권으로 인정받는다. 이를 통해 SK는 지난 2013년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인가를 받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탄소배출권을 확보한 기업이 됐다.

SK수펙스센터가 위치한 충주 인등산. [사진 SK임업]

또한 SK는 자체적으로 조성한 국내 조림지 4곳과 전국의 공·사유림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산림협력 사업을 벌이고 있다. 숲을 조성하며 감축한 탄소량을 탄소배출권으로 인증하는 사업이다. 기업과 공공은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산을 소유한 공공·개인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SK는 이 사업을 통해 향후 30년간 매년 4만3000t의 탄소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파푸아뉴기니·스리랑카 등 해외에서도 조림사업 등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향후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환경도 보호하고 부가가치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주 인등산 SK수펙스센터에 위치한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김경미 기자

SK는 이달 초 인등산에 디지털 전시관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을 열고 이 같은 넷제로(탄소중립)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2)에서 선보였던 전시와 같은 내용으로 자작나무 숲을 주제로 넷제로 달성 방법을 설명하는 키오스크를 운영한다.


전시관 입구에 비치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도슨트를 구동해 특정 아이콘을 촬영하면 9개 분야의 친환경 기술 생태계와 탄소 저감 효과를 증강현실로 볼 수 있다. 환경오염으로 고통받는 동물과 황폐해진 자연의 모습을 통해 지구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알리는 ‘SK 매니페스토’ 영상도 상영된다.

충주 인등산 SK수펙스센터에 위치한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김경미 기자

앞서 SK그룹은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넷제로 경영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t)의 1%에 해당하는 2억t의 탄소를 SK가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태양광·풍력 등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고 저전력 반도체, 차세대 배터리, 도시유전 사업 등을 통해 이를 실천하겠다는 목표다.

SK 관계자는 “최종현 회장은 ‘기업의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는 시각으로 나무와 인재를 키우는 일에 매진했고 이러한 경영철학이 오늘날 SK의 ESG 경영을 비옥하게 만드는 토양이 됐다”며 “숲을 소재로 글로벌 무대에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미(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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