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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적은 동지? 이준석이 때린 '민들레', 안철수는 엄호했다

지방선거 승리 뒤 권력 구도 재편에 접어든 국민의힘 곳곳에서 내부 균열이 노출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5선 정진석 의원의 격한 설전에 이어 여당 의원 모임 ‘민들레’(가칭)가 '친윤 그룹의 세력화'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원내대표까지 “윤석열 정부 성공에 방해된다”고 민들레에 견제구를 던지자 당내에선 “친윤계의 분화”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민들레를 방어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당내에선 “차기 당권을 노리는 안 의원이 친윤 그룹에 손을 내밀며 본격적인 포지셔닝에 나섰다”(당 관계자)는 반응이 나왔다. 안 의원은 12일 MBN 인터뷰에서 민들레에 대해 “공부 모임은 바람직하다. 벽을 낮춰서 누구든 참여하고, 여야 구분 없이 모이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기반 약한 安, 친윤은 잠재적 우군?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출근해 의원실에 명패를 달고 있다. 김경록 기자

안 의원의 민들레를 두둔한 것은 국회 입성 뒤 보폭을 넓히는 자신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안 의원 측에 따르면 그는 연금 개혁, 부동산 문제 개선 등을 주제로 대안을 모색하는 당내 공부 모임 신설을 검토했다. 이를 두고 안 의원은 겉으로는 “국회에 출근한 지 며칠 안 됐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당권 도전을 위한 몸풀기에 나섰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안 의원과 가까운 인사는 “당권 도전은 숨길 것도 없는 사안”이라며 “다만 속도 조절을 하면서 동료 의원들과 자연스러운 스킨십부터 늘려가겠다는 게 안 의원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들레가 집중 공격을 받으면, 다른 공부 모임까지 싸잡아 세력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을 안 의원이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내 기반이 취약한 안 의원은 합당 당시 약속했던 국민의당 몫 인사를 최근 당 지도부에 추천하는 과정에서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특히 13일에는 국민의힘 최고위가 안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2명 등 인사에 대해 재고를 요청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안 의원으로서는 이같은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당내 주류로 떠오를 친윤 그룹과의 콜라보가 절실한 측면이 있다. 이때문에 안 의원이 민들레 같은 모임을 일종의 잠재적인 우군으로 생각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여성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현재 언급되는 차기 당권 주자 중 이른바 친윤 그룹과 융화될 수 있는 인물을 단 한명 꼽자면 안 의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부터 이어진 安, 장제원 끈끈한 인연
대선 이틀 뒤인 3월 11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현 국민의힘 의원)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도시락 오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이던 장제원 의원. 뉴스1

민들레 추진에 주도적으로 나섰다가 불참을 선언한 장제원 의원과 안 의원의 인연도 관련 있다. 둘은 올 초 대선 단일화 국면부터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인수위원장 시절 ‘안철수 인사 패싱 논란’이 불거졌을 때 팔을 걷어붙이고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깜짝 회동을 주선한 것도 장 의원이었다. 안 의원 측은 “두 사람의 신뢰 관계는 변함없이 끈끈하다”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안 의원 입장에선 같은 친윤계 인사라도 잠재적인 당권 경쟁자인 권 원내대표보다는 당연히 장 의원과 이해관계가 더 맞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당 지도부에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2명 중 국민의당 출신이 아닌 정점식 의원이 포함된 것을 두고 당내에선 “친윤 그룹과의 관계를 고려한 인선 아니겠나”(3선 의원)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친윤 그룹 각 세우는 이준석, 安 충돌예고
4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첫 당정협의에 안철수 당시 인수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참석하는 모습. 가운데는 권성동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안 의원과 이준석 대표의 껄끄러운 관계도 민들레 사태를 계기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 대표는 12일 민들레에 대해 “사조직을 구성할 상황이 아니고, 정치적으로 좋은 선택도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등 여러모로 안 의원과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이 대표는 안 의원이 추천한 국민의당 몫 인사 추천을 두고 12일 “최고위원 한 분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면 ‘우리 (골탕) 먹이자는 건가’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라고 악평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부터 사사건건 이 대표와 부딪혀온 안 의원으로서는 이 대표의 발언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 안 의원 측은 “분란을 피하기 위해 인선이 확정될 때까지 안 의원이 말을 아낄 것”이라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향후 혁신위 활동이나 이 대표의 윤리위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이 강하게 충돌할 여지가 많다”고 전망했다.



손국희(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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