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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검찰 편중 인사, 편협한 국정 운영 우려된다

임성학 한국정치학회 회장·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와 당선인 시절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이 핵심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국정 운영이 대통령 개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관행은 한국 정치의 큰 문제다. 윤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을 위한 첫 개혁으로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났다.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은 청와대 이전으로 끝나선 안 된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집중된 권력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 의지로 청산을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검찰·국가정보원 같은 권력기관을 편법으로 동원해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행사했던 관행을 없애는 것이다. 둘째는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되면서 부처 장관들이 ‘청와대 거수기’ 역할 밖에 못하는 관행을 없애는 것이다.
좁은 인재풀은 집단사고 위험 불러
국민과 괴리된 정책 낳을 수 있어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개혁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 의지를 보여주었다. 민정수석실 폐지로 권력기관의 편법 동원을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여줬다.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감사원 등 5대 사정 기관 업무를 총괄하는 실세였다. 또 대통령실은 2실장-5수석 체제로 슬림화하고 규모도 150~200명으로 줄여 실무형 전략 조직화했다.

그러나 최근 검찰 편중 인사 논란을 보면서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 의지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권력기관 핵심 자리에 검찰 출신과 측근을 임명하고 있어 권력기관의 편법적 동원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에 임명된 6명의 검찰 출신은 인사·총무와 대통령 일정을 담당한다. 최초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인 만큼 검찰 영향력은 어느 대통령보다 강할 것이다. 거기다 최측근 한동훈 검사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고, 한 장관은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특별수사통 검사를 검찰 요직에 포진시켰다.

국정원 인사에서도 검찰 출신은 빠지지 않았다. 대검에서 자신을 보좌한 검사를 국정원 조직과 예산을 관장하는 핵심 자리인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했다. 윤 대통령의 고교·대학 후배로 최측근으로 꼽히는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판사 출신)이 외청인 경찰청 통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사법기관·국세청·감사원에 이어 다수의 사외이사를 배출할 만큼 중요 권력기관이다. 금융감독원 최초로 검찰 출신이 임명됐고, 공정거래위원장에는 윤 대통령과 수원지검에서 같이 근무했던 검사 출신이 유력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자리 나눠먹기식 인사를 탈피해 각 분야 최고 실력자를 모신다고 공언했다. 공약과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충성하고 능력을 갖춘 사람을 임명하는 것은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특히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 돌파를 위해 주변 인물의 충성과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 측근 인사의 필요성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권력기관에 과도하게 측근과 검찰 출신을 배치하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 의지를 의심하게 만들고 권력 사유화로 오해받을 수 있다.

또 측근과 검찰 출신 임명은 편협한 방식의 국정 운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문재인 정부가 이념이 같은 좁은 인재풀에서 고위직을 발탁해 국민과 괴리된 정책을 내놓은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특히 검찰 같은 상명하복 조직 문화와 위계질서가 엄격한 집단에서는 다양한 사고나 자유로운 비판을 막고 동질성을 추구하는 집단사고 경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이후 인사에서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공약인 대통령실 민관합동위원회가 다양한 분야·계층을 참여시키고 권력 집중 문제까지 직언할 수 있는 기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임성학 한국정치학회 회장·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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