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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사진 말바꿨다…'핵관' 불리기 민망한 '용와대 마이크' [뉴스원샷]

‘핵심 관계자(핵관)’란 표현이 자주 회자한 건 기자가 출입했던 이명박(MB)청와대 때였다. 청와대 참모들 중 일부가 “실명 말고 익명으로, 핵심 관계자로 써달라”란 말을 자주 하면서다. '익명이라면 한걸음 더 들어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역대 가장 탁월한 청와대 대변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L씨도 대표적인 ‘핵관’중 한 사람이었다. 시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지만 취재력과 풍부한 정보,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는 정무감각은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용산 대통령실의 모습. 용산에 있는 청와대라는 의미로 기자들사이에선 '용와대'로도 불린다. [연합뉴스]
'청와대 핵관','대통령실 핵관'이란 타이틀을 품으려면 그만큼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내부 사정에 밝고, 정보가 정확해야 한다. 특히 거짓말을 하거나 틀린 팩트를 전달했다가 번복하는 건 최악이다.

그런데 최근 ‘용와대(용산에 있는 청와대)’로 불리는 대통령실의 마이크가 위태위태해 보인다. 정확하게 누구를 지칭하는지 밝힐 수는 없지만, '핵심 관계자'란 말을 붙이기 민망할 정도의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먼저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검수완박,민정수석실 폐지, 대통령실 사정컨트롤타워 폐지 등 전반적인 여건이 이전 정권과는 크게 달라졌다. 특별감찰관제를 포함해 권력형 비리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상중이다"고 했다. 특별감찰관제 폐지 쪽에 무게가 실린 발언이었다. 그러자 이른바 국회의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들이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제도를 무력화시킬 분이 아니다","대통령실은 각성해야 한다. 참모는 대통령의 의중과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24시간 내내 대통령께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들을 폭격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5월31일 브리핑에서 “혼선에 깊이 사과한다”며 “여야가 특별감찰관 후보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은 법에 따라 지명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전날과는 뉘앙스가 전혀 달랐다.

팬클럽 사이트에 공개돼 논란을 낳은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집무실 사진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처음엔 "(대통령실 직원이 찍은 건)아닌 것 같다","(찍은 건)그 상황에서 찍을 수 있는 분이었다. 짐작이 안가느냐"고 둘러대다가 잠시 뒤 "김 여사 카메라로 부속실 직원이 찍은 사진"이라고 말을 바꿨다. 처음엔 왜 직원이 아니라고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엔 "카메라 주인이 누군지 밝히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대통령 측근·가족 비리 감찰 기구인 특별감찰관 문제나 집무실 사진 문제나 모두 김건희 여사와 묶일 수 있는 사안이어서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대응이 더 논란을 낳았다.

결이 좀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외교안보라인의 완전 실명 브리핑도 외교가에선 뒷말이 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탁월한 실력은 인정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외교안보 관련 브리핑 전체를 실명으로 하는 데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


일을 열심히 잘 하는 것 만큼이나 소통,전달,표현도 중요한 문제다. 말 한마디가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는 무게감과 사명감을 느껴야 한다.



서승욱(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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