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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땐, 中 이렇게 나옵니다…유엔 총회장서 벌어진 일

미·중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제재를 두고 충돌한 데 이어 이번엔 유엔 총회 회의장에서 2라운드가 벌어졌다. 양 측이 상호 비판을 계속한 가운데 이대로라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실제 감행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차원의 실질적 조치는 기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8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결의에 반대한 사유를 설명해야 하는 유엔 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미중 양국 유엔대사는 재차 대립각을 세우며 추가 대북 제재를 둘러싼 이견이 평행선을 달렸다.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총회는 중·러 양국이 지난달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채택에 반대한 사유를 회원국에 설명해야 하는 자리였다. 미국으로선 일종의 망신주기(name and shame) 성격이었지만, 장쥔(張軍) 주유엔 중국 대사는 책임을 오히려 미국에 떠넘기는 전략을 고수했다. “현 한반도 정세는 미국이 정책을 뒤집고, 이전 (북·미) 대화의 결과를 지지하지 않았으며,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무시했기 때문”이라면서다.

中 작심하고 '미국 탓'
장 대사는 “전제 조건 없는 대화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취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특정 분야의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연합 군사훈련을 종료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향해 “한반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제재와 압력을 가하는 ‘낡은 접근법’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추가 대북 제재에 반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미국 탓’만으론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한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이 확보될 수 없다. 장 대사가 북한 주민의 생활 등 ‘인도주의’를 꺼내든 것은 그래서다.

장 대사는 “제재는 수단일 뿐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며 “북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상황에서 추가 제재는 옳지도 않고, 인도적이지도 않으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만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미 기존 결의에서 약속한 ‘트리거 조항’(북한이 ICBM이나 핵실험 도발을 할 경우 유류 공급 추가 제재)을 원칙대로 이행하자고 주장하자, 인도주의를 내세워 가치로 맞서는 듯한 구도로 포장한 셈이다.

하지만 사실 북한 주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것은 계속된 경제난 속에서도 핵·미사일 무력 증강에만 몰두한 북한 당국이다.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 결의 역시 미사일 발사에 따른 결과란 점에서 북한 당국이 원인을 제공했다.

특히 트리거 조항은 중국도 찬성했기 때문에 채택될 수 있었던 내용이다. 인도주의를 앞세워 추가 대북 제재를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이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이유다.

中 비판 요목조목 반박한 美
제프리 드로렌티스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추가 대북 제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또 장쥔 주유엔 중국 대사의 발언을 요목조목 반박하며 맞섰다. [뉴스1]
제프리 드로렌티스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장 대사의 발언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우선 그는 미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 행동을 계속해 왔다는 점을 알렸다.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북한 고위급 인사에게 보내는 친서를 포함해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해 왔다. 이같은 (대화 제의) 메시지는 서면으로, 구체적인 제안을 담아 제3자를 통해 북한 측에 보냈다”면서다.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라는 중국 측 요구에 ‘우리는 이미 행동에 나섰다’며 대화 제안에 응답하지 않는 북한에 공을 돌리는 발언이었다.

드로렌티스 대사는 중국이 앞세운 인도주의 문제에 대해선 “미국은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 최근 북한에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북한 주민들에게 백신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특히 드로렌티스 대사는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우리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해줄 것을 중국에 요청했기 때문에, 중국은 우리의 이같은 (인도적 지원) 노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미국의 대화 제안 메시지를 북한 측에 전달한 ‘제3자’ 중 하나가 중국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드러낸 셈이다.

이런 공방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실행에 옮길 경우 안보리에서 벌어질 장면의 예고편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중국은 그런 경우에도 추가 제재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각기 명확히 밝혔다. 이번 총회에서 이런 상반된 입장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이처럼 중국이 공공연히 북한의 ‘뒷배’ 역할을 자처하는 것은 북한이 보다 과감하게 고강도 도발에 나설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진다. ICBM 발사에 이어 핵실험에도 안보리가 아무런 추가 제재를 결의하지 못한다면 북한의 비확산 의무 위반과 관련해 안보리 무용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크다.



정진우(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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