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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대위 꾸린 민주당, 쇄신하겠다면 국회 정상화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4선 중진 우상호(오른쪽 두번째)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원 구성 차질로 청문회도 못하고 있어
법사위원장 합의 지키고 혁신 나서야
더불어민주당이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을 앞세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연이은 선거 패배 수습에 나섰다. 명칭을 ‘혁신 비대위’로 내걸었지만, 활동 기간이 당 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까지로 2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박홍근 당 대표 직무대행이 “당의 혁신과 변화는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차기 지도부의 몫”이라고 할 정도로 과도기 ‘관리형’ 비대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선거 참패 후 비대위를 꾸리는 과정에서도 쇄신의 기운을 보여주지 못했다. 패배 책임론을 두고 친이재명·친문재인으로 나뉘어 대립하며 2024년 총선 공천권을 노린 당권 경쟁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 비대위원장은 계파색이 옅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긴 했지만, 86세대 맏형이라 참신성이 떨어진다. 과거 여야 비대위를 이끈 김종인 전 위원장처럼 파격적인 외부 인사를 수혈하는 승부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로 졌다고 딱 그만큼만 개혁하겠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당 수습을 첫 번째 과제로 꼽은 우 비대위원장으로선 계파 갈등을 잠재우고 벌써 논란이 불거진 전대 룰을 정리하는 게 시급할 것이다. 하지만 철저한 반성과 함께 당의 체질을 바꾸는 쇄신의 길을 열지 않고선 민심의 지지를 회복하기 어렵다. 부동산값 폭등 등 문재인 정부의 실책과 대선 책임자들의 무리한 6·1 선거 출마 등이 맞물려 유권자의 심판을 받았는데, 그 세력 중 누가 당 대표가 된들 국민의 평가가 갑자기 달라질 리 없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민생 대책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와 협치를 주도하는 방향을 우상호 비대위가 세워야 하는 이유다.

민주당 혁신의 첫걸음은 열흘째 공백 상태에 빠진 국회를 정상화하는 데에서 시작돼야 한다. 21대 전반기 국회가 지난달 말 끝났지만 아직 후반기 국회의장단과 상임위가 없어 국회의 기능이 멈춰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한 지난해 7월 여야 합의를 번복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장과 법안 처리의 1차 관문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을 정당끼리 나눠 맡는 것은 견제와 균형을 위한 관례였다.

양당은 어제 후반기 국회 원 구성 문제를 논의했지만 시각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러는 사이 만취 음주운전 전력과 논문 중복 게재 의혹이 제기된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나 ‘관사 재테크’ 의혹이 불거진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는 사상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국세청장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합의를 지키는 것을 전제로 여당과 속히 협의를 진행해 국회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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