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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천국' 스웨덴 나토行에 흔들리는 쿠르드족의 안전

터키, 쿠르드 무장단체 관계 단절 등 요구하며 스웨덴에 어깃장

'이민자 천국' 스웨덴 나토行에 흔들리는 쿠르드족의 안전
터키, 쿠르드 무장단체 관계 단절 등 요구하며 스웨덴에 어깃장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면서 그곳에서 정착해 온 쿠르드족의 안전이 흔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에 머무르는 쿠르드족을 지목하며 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터키를 설득하려면 스웨덴이 쿠르드족 측에 제공하던 '피난처' 역할을 일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스웨덴 정부가 쿠르드족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의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PKK는 터키뿐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등지에서 테러 단체로 지정돼 있다.
PKK는 터키 정부군을 상대로 장기간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수만도 4만 명에 이른다. 터키는 이런 이유로 스웨덴의 PKK 조직원을 터키로 송환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터키는 2016년 자국 내 쿠데타 미수 사건 관계자들의 송환도 요구하고 있다. 당시 군부의 쿠데타 시도로 250명 이상이 사망하고 2천 명 이상이 부상했다. 쿠데타 주도자로 알려진 펫훌라흐 귈렌은 미국으로 망명했지만 스웨덴에는 당시 귈렌의 측근으로 지목된 인사 다수가 정착해 살고 있다.
터키는 또한 스웨덴의 대(對) 터키 무기 수출 제한도 해제하라고 요구한다. 스웨덴은 2019년 이후 터키에 무기 수출 허가를 내준 적이 없다.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족을 대상으로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위해 이런 조건을 모두 수용하면 쿠르드족의 안전은 상당 부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북유럽 주재 쿠르드족 자치정부 대표자인 시야르 알리는 WSJ에 "쿠르드족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쿠르드족을 희생해서 나토에 들어가거나 터키와의 관계를 쌓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쿠르드족도 스웨덴의 결정을 두고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정치권에서 쿠르드족이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쿠르드족 숫자는 현재 약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웨덴 전체 인구(약 1천만명)의 1%쯤이다. 현지 의회에 입성한 쿠르드족 계열 의원도 6명에 이른다.
특히 현재 여야 동수로 174석을 가진 팽팽한 의회 구성에서 쿠르드족의 역할이 더욱 크게 부각된다. 힘의 균형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캐스팅 보터'인 무소속 아미네흐 카카바베흐 의원이 쿠르드족 출신이어서다.
그는 "스웨덴 정부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요구를 무엇 하나라도 들어준다면 정부 예산안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카카바베흐 의원이 가진 '한 표'의 위력은 7일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당시 야권에서 추진한 법무부장관 탄핵안은 카카바베흐 의원의 기권으로 부결됐다. 그가 찬성표를 던져 법무부장관이 탄핵됐다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까지 줄사퇴가 예정돼 있던 상황이었다.
그는 WSJ에 "스웨덴에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는데 이젠 아니다"라며 "스웨덴은 나토 가입을 철회해야 한다. 나토에 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가치와 존엄성을 에르도안에게 팔아치울 만큼의 가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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