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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행정미스’에 14년간 944억원 누락…‘항공사 취득세’ 242억원은 못 받는다

지난4월 11일 인천국제공항의 항공기 모습. [연합뉴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항공사에 대해 14년간 9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는 해외에서 항공기를 빌려와 사용하는 금융·운용리스 모두 취득세 부과 대상이 되도록 법을 개정해 놓고도 유권해석을 잘못해 약 242억 원의 세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감사원 보고서, “702억 조속히 부과·징수해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8일 감사원이 내놓은 ‘개발사업 분야 등 취득세 과세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공항이 있는 전국 10개 지자체는 2008년부터 총 944억 원에 달하는 취득세·농어촌특별세 등을 항공사에 부과하지 않았다. 이중 부과 제척기간(7년)이 넘어 징수할 수 없게 된 세액은 총 241억8800만 원에 달했다. 공항이 있는 국내 지자체는 인천 중구·서울 강서구·제주시·경남 사천시·광주 광산구·전북 군산시·충북 청주시·대구시 동구·강원 양양군·전남 무안군 등이다.


감사원은 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은 8개 지자체에 대해 “세액 약 702억1200만 원을 조속히 부과·징수하라”고 통보했다. 또 행안부 장관에겐 “지자체의 과세 누락 사실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맞지 않게 지방세제를 운영함으로써 거액의 세수를 일실(잃어버리거나 놓침)하거나 세무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주의 통보를 내렸다.

법 바꿔놓고…조세심판원 믿고 稅 누락 방치
감사원은 행안부에 '조세심판원의 결정에 대해 운용리스 항공기도 과세대상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놨어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을 했다. [감사원]

감사원에 따르면 행안부와 지자체가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은 것은 법 해석상의 혼선 때문이다. 행안부는 2007년 차량·기계장비·항공기 및 선박 등 외국인 소유의 취득세 과세대상 물건을 직접 사용하기 위해 임차하여 수입하거나, 국내의 (다른) 대여시설이용자에게 대여하기 위해 수입하는 것 모두를 취득한 것으로 보고 취득세를 부과하도록 지방세법 7조6항을 개정했다. 금융·운용 등 모든 리스 형태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약 1년 후인 2008년 11월 A 항공사가 ‘항공기 소유권은 가져오지 않고 리스료만 내고 임차하는 운용리스에 대해선 세금 부과를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심판청구를 냈고, 조세심판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혼동이 시작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자체는 해당 사건에 대해서만 조세심판원의 결정을 따르고 그 외 사례에선 지방세법에 따라 과세를 해야 했지만 이후 항공사의 운용리스 취득세 미신고 사례를 방치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행안부, ‘취득세 대상이다’ 유권해석 내놨어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감사원은 “조세심판원의 결정은 금융·운용리스 구분 없이 과세해온 직접 사용 목적의 과세요건 신설 취지(2007년 지방세법 개정)와 상충한다”며 “행안부가 운용리스 항공기도 취득세 대상이라는 유권해석을 시달하는 등 적정한 조치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자체가 (2011년 등록세를 취득세에 병합했음에도) 취득세가 아닌 등록면허세 과세 대상으로 처리하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두어 세무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행안부가 ‘2019년 지방세 업무 매뉴얼(부동산 취득세·등록면허세)’를 지자체에 배포하면서 ‘운용리스(과세대상 아님)’로 잘못 표시해 서울 강서구에서 항공기 18대에 대한 취득세 등 총 54억 원의 과세를 누락하도록 한 점도 지적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내 총 11개 항공사의 항공기 381대 중 운용리스는 총 206대(54.1%)에 달한다.

항공업계, “법제처·대법원 해석 따랐을 뿐”

항공업계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법제처는 2021년 12월 ‘운용리스 방식으로 수입하는 경우, 법률적·형식적·실질적으로 외국 리스회사가 계속해서 항공기를 소유하므로 취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는 법령해석을 내렸다”며 “대법원, 조세심판원에서도 과세대상이 아닌 것으로 해석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행정청이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아 이를 받아들였을 뿐인데 197억의 가산금까지 부과된 건 과하다”고 덧붙였다.
















허정원(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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