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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삶은 개구리 증후군

한영익 정치에디터
‘끓는 물에 개구리를 갑자기 넣으면 뛰쳐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개구리를 넣고 천천히 끓이면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죽는다’는 건 유명한 은유다. 이른바 ‘삶은 개구리 증후군’이다. 19세기 말 미국의 몇몇 과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주장한 게 시초가 됐다. 분당 0.2℃ 미만의 느린 속도로 온도를 올리면 개구리가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경제 위기, 기후 위기가 찾아오는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비유로 자주 쓰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개구리를 끓는 물에 넣으면 펄쩍 뛰지 않고 죽지만, 찬물에 넣으면 더워지기 전에 펄쩍 뛰어 탈출한다”(더글라스 멜튼 하버드대 생물학과 교수)고 한다. 팔팔 끓는 물에서는 달걀흰자가 굳듯 단백질 변형이 와 탈출이 어려울 수 있지만, 오히려 서서히 물 온도를 높이면 위험을 인지한 개구리가 어느 순간 냄비에서 뛰쳐나간다는 것이다.

유튜브에는 10분에 5℃씩 온도를 올렸을 때 개구리의 반응을 찍은 실험 영상도 있다. 이 영상에서도 개구리는 물이 끓기 전 냄비를 벗어났다. 개구리가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바뀌는 변온동물임에도 ‘치사 온도’를 정확하게 느끼고 몸이 반응하는, 통념과 다른 생존 능력을 갖춘 게 입증된 것이다.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 직전까지 국민의힘 상황도 끓는 냄비 속 개구리 신세였다. 2011년 무상급식 파동 이후 정책 담론에서 민주당에 판판이 밀렸고,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공천 파동으로 온 국민에게 손가락질을 당했다. 이후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2020년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전국 선거 4연패로 거의 숨통이 끊기기 직전이었다. 마치 현실의 개구리처럼 ‘치사 온도’에 달해서야 4·7 재보궐 선거를 통해 간신히 냄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흐름을 타고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 당내 패권 싸움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행과 당 혁신위 설치를 두고 이른바 ‘윤핵관’들과 이 대표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를 향한 윤리위 징계, 조기 사퇴론을 거론하는 인사도 있다. 2년 뒤 총선 주도권 싸움이란 해석이 나온다. 끓었던 물이 채 식기도 전이지만, 20대 총선의 ‘옥새 파동’을 연상케 한다. 보수정당이 다시 위기에 빠졌을 때도 냄비 밖으로 뛰쳐나갈 힘이 남아있을지 의문이다.



한영익(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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