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금태섭 "개혁 이름 붙여 검수완박 고집…비판하면 악마 몰았다" [단독 인터뷰]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3일 서울 용산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저는 민주당은 탈당했고 돌아갈 생각은 없지만,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있다”며 “한국 정치 전체로 봤을 때 민주당이 잘해야 우리 정치도 튼튼해지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참패에 대해 “개혁적인 결과를 낳지도 않은 선거제도, 임대차 3법,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개혁’이라는 이름만 붙여서 유연성 없이 고집부리고, 구체적 내용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악마화 하는 태도에 대한 평가가 내려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 전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낸 전략통이다. 2020년 10월 “민주당이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는 탈당의 변과 함께 민주당을 떠난 뒤로, 지금까지 당적이 없는 무소속이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체제를 꾸렸을 때 잠시 전략기획실장을 맡았지만 김 위원장 사퇴와 함께 물러났다.

그는 민주당의 최근 모습에 대해 “편 가르기 정치 문화가 제가 떠날 때보다 심화했고, 그 결과가 대선·지선(지방선거) 연패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제대로 개혁하지 않아 졌다’는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을 두고는 “그러면 더욱더 국민 갈라치기를 하고, 상대방을 더욱더 악마시했어야 한다는 거냐.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을 좌지우지하는 ‘팬덤 정치’에 대해선 “자생적으로 생긴 집단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민주당 정치 지도자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성 지지층을 이용해 선거를 치렀고, 또 그걸 이용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억압했을 뿐, 한 번도 이런 현상을 교정해보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금 전 의원과의 인터뷰는 3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했다.
A : “민주당이 잘해야 한국 정치도 튼튼해지는데, 반대로 가니 안타깝다. 무슨 어려운 문제에 부딪힌 것도 아니고,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얘기한 ‘우리 편 잘못에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팬덤이 아닌 대중에 집중하는 민주당’이 해법 아닌가. 상식적 수준의 해결책이 있는데, 들으려 하지 않는 게 문제다.”


Q : 강성 의원들은 ‘개혁이 부족해서 졌다’고 한다.
A : “개혁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민주당의 ‘개혁’이 제대로 된 개혁이었나. 선거법 개혁한다고 난리를 치고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부동산 구조 개혁한다고 임대차 3법 밀어붙였지만, 임차인들이 더 어려워지고 집값이 뛰었다. 검찰개혁도 문재인 정부 초기엔 적폐청산한다고 특수부를 키웠다가, 자기들이 수사당하니깐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고 했다. 방향과 철학이 없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해 차분하게 분석을 하려면, 내부적인 분석도 해야 하지만 밖에 무슨 의견이 있는지도 들어야 한다”며 “지금 민주당은 전혀 비판적인 의견을 들으려는 자세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선 기자

Q : 당내에선 ‘강성 지지층 요구에 어쩔 수 없었다’는 말도 많다.
A : “그야말로 변명이다. 민주당 지도자들이 김어준 씨나 유시민 씨에게 자제해달라고 얘기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부추기면서 강성 지지층이 형성됐다. 이해찬 전 대표나 이낙연 전 대표가 나서서 ‘민주당이 잘 되기 위해서라도 이러면 안 된다’고 얘기한 적이 있나. 오히려 ‘당에 활력을 주는 에너지원’이니 뭐니 하면서 이용했을 뿐이다.”


Q :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유별나다. 왜 이렇게 됐을까.
A : “2017년 대선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에 자제해달라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강성 지지층의 형성기였다. 그러자 문 대통령이 두 가지 말을 했다. 첫째가 ‘문자 폭탄은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었고, 그다음이 ‘제가 알았든 몰랐든 제 책임이든 아니든 깊은 유감을 표한다’였다. 자기 책임은 없다고 선언을 해버린 거다. 그 후로 강성 지지층의 힘은 더 커졌다.”


Q : 강성 지지층 의존 현상이 21대 국회 들어 더 심해졌다.
A : “우연히 코로나19가 오자 국민이 2020년 총선 때 몰표를 줬는데, 민주당은 그 원인을 잘못 해석했다. 강성 지지층을 키워 상대방을 포위해 몰아붙여 대승을 거뒀다고 오판한 것이다. 그때부터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더 힘을 얻었고, 그 전까지 온건했던 사람들도 경쟁하듯 또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지금은 민주당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말로 진짜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당을 맡겨서 따르는 정도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상선 기자

Q : 팬덤 정치에 맞설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A : “이럴 땐 당의 리더가 나서서 정리하는 게 원칙이다. 그게 안 되면 초선들이 ‘이러면 망한다’고 정풍 운동이라도 일으킨다. 그런데 지난 총선 공천을 거치며 민주당 내부가 동질화됐다. 딴소리할 만한 사람들은 아예 배제했고, 김용민·김남국 의원같이 ‘조국 수호’ 집회에 나가던 사람들을 영입했다. 당내 리더십 부재 사이를 뚫고 일어날 ‘신진 세력’도 없게 된 이유다.”


Q : 왜 그렇게 되었을까.
A : “당을 일사불란한 체제로 만들려 했던 것 같다. 정책은 비교해 보고 가장 적절한 걸 추진하는 건데, 민주당은 ‘공수처 찬성하면 선한 사람, 반대하는 사람은 검찰주의자, 나쁜 사람, 친일파’라는 식으로 규정했다. 그런 구도에 방해가 되는 이견 자체를 없앤 거다.”


Q : 민주당은 정책도 선악으로 바라본다는 건가.
A :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부에선 일종의 신원(伸冤·원한을 풀어버림) 움직임까지 있었다. 예컨대 노무현 정부 당시 집값 상승의 책임자였던 김수현씨를 정책실장에 앉혀 부동산 정책을 맡겼다. ‘하필 왜 김수현이냐’라고 물었지만, 친문들도 답을 못했다. 민주당 주류에겐 ‘참여정부는 성공한 정부인데, 보수언론이 발목 잡아서 잘못 평가됐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다. ‘노무현이 옳았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김수현이 적임자로 보인 거다.”


Q : 민주당 내전이 시작됐다. 대선·지선 패배가 이재명 후보 책임이냐, 문재인 정부 책임이냐가 쟁점이다.
A : “둘 다 책임이다. 문재인 정부의 ‘갈라치기’에 대한 국민의 염증을 생각하면 어떤 후보가 나와도 이기기 어려웠다. 정권 교체 여론이 15%포인트 높았는데, 0.73%포인트로 줄어든 건 그나마 이재명 후보가 캠페인을 잘한 거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이 막판까지 40%를 유지했는데도 못 이긴 게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양쪽 다 팬덤 정치를 했고, 그 방향을 전환해야 했는데 안 한 거다. ‘문재인 팬덤’이 맞냐, ‘이재명 팬덤’이 맞냐는 건 큰 틀에서 같은 얘기다.”


Q : 민주당은 지지율을 되찾을 수 있을까.
A : “민주당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건 ‘광우병 사태’나 대형 참사 같은 보수 정부의 실수, 잘못일 거다. 보수 정당이 제일 못하는 게 그에 대한 대처니까. 민주당은 ‘2년 안에 무슨 일이 생기고야 만다. 그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거다. 지금의 민주당 내전은 ‘그때’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다툼이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그게 먹힐 수 있다. 국민의힘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있던 인물 중에 바뀐 사람이 별로 없다. 이런 극한 대립이 2년 뒤까지 계속되는 건 국민들에게 큰 불행이다.”



오현석(oh.hyunseok1@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