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전대출마 침묵했지만 주변선 "대리인 세우느니 직접 심판"
3ㆍ9 대선과 6ㆍ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내홍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 구도가 결국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직접 출마와, 이를 저지하려는 친문재인(親文)계 간의 맞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의원의 측근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르면 7일부터 국회로 출근해 의정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심판을 받고 민주적이고 강한 지도부를 구성해야 위기에 처한 당을 수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 인사도 “친명을 대표할 다른 후보를 세우자는 의견도 있지만 아무 의미 없는 얘기”라며 “대리인을 세웠다는 비판을 받을 바엔 직접 심판을 받는 편이 낫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은 기득권 카르텔이 작동한 결과이자 계파적 시각”이라며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은 지난 시절에 안 그랬나. 특정인은 출마하지 말라는 것은 계파적 이해관계가 깔린 비이성적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전당대회를 관리할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추천했다. 강 전 장관은 이 의원이 대선후보 시절 후원회장이었다.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 ‘처럼회’의 멤버인 민 의원은 '검수완박법'처리 등을 지방선거 패인으로 지적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국, 김경수 등 중요 자원을 자꾸 무장해제 시켰고, 이재명도 그렇게 하려고 했다”며 “검찰이 수사권으로 정치에 개입해왔기 때문에, (검수완박으로)제어해야 한다는 당론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해철 의원 등과 함께 친문계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홍영표 의원은 지방선거에서의 이재명ㆍ송영길 책임론을 적극 제기했다.

![최강욱 당시 열린민주당 대표와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처럼회'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웃고 있다. 최 대표 뒤에 위치한 TV에선 대전 홍수 뉴스특보가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김승원 박주민 의원, 최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황운하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캡처]](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2/06/06/9268a4e7-bcea-4fcc-ac85-7a6c5b448789.jpg)
8월 전대를 앞둔 정면충돌이 예고되면서 일각에선 분당(分黨)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중도파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선에 패한 후보가 초선 강경파들이 주도하는 여론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고 아무 반성없이 당권에 도전하는 자체가 비극”이라며 “대선과 지선 결과가 정말 이재명 때문에 선전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생각한다면 이 의원이 처럼회 등과 당을 나가 국민의 심판을 직접 받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4선의 우상호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가 당권 주자가 되면 특정 진영의 대표성이 강화돼 중도를 잡기 어려워지는 한계가 있고 내분이 생겼다”며 “2015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를 할 때도 결국 당이 깨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특정 세력과 주자의 프로그램이 아닌 잃어버린 신뢰와 사랑을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태화(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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