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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전대출마 침묵했지만 주변선 "대리인 세우느니 직접 심판"

3ㆍ9 대선과 6ㆍ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내홍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 구도가 결국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직접 출마와, 이를 저지하려는 친문재인(親文)계 간의 맞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을)이 현충일인 6일 인천시 계양구 황어장터 3·1만세운동기념탑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의원은 현충일인 6일 인천 계양구 3ㆍ1만세운동기념탑을 참배했다. 지난 1일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첫 외부일정이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등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지만, 당내에선 이미 “8월말 전당대회에 이 의원이 직접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의 측근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르면 7일부터 국회로 출근해 의정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심판을 받고 민주적이고 강한 지도부를 구성해야 위기에 처한 당을 수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 인사도 “친명을 대표할 다른 후보를 세우자는 의견도 있지만 아무 의미 없는 얘기”라며 “대리인을 세웠다는 비판을 받을 바엔 직접 심판을 받는 편이 낫다”고 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입구에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보내온 화환들이 놓여 있다. 화환을 보낸 사람들 중에는 '개딸(개혁의 딸들)'로 불리는 이 의원의 열성 지지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의 직접 등판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친명계 인사들은 지원사격에 나섰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은 기득권 카르텔이 작동한 결과이자 계파적 시각”이라며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은 지난 시절에 안 그랬나. 특정인은 출마하지 말라는 것은 계파적 이해관계가 깔린 비이성적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전당대회를 관리할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추천했다. 강 전 장관은 이 의원이 대선후보 시절 후원회장이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4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신청서를 박광온 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말기 추진된 검수완박법을 '이재명 방탄법'이라고 주장했다. 뉴스1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처리를 위해 탈당해 무소속이 된 민형배 의원도 다른 인터뷰에서 “당의 가장 큰 자산을 가진 정치인이 당이 무너진 상황에 ‘나 모르겠다. 여러분들끼리 잘 알아서 해봐라’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한 태도”라고 했다.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 ‘처럼회’의 멤버인 민 의원은 '검수완박법'처리 등을 지방선거 패인으로 지적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국, 김경수 등 중요 자원을 자꾸 무장해제 시켰고, 이재명도 그렇게 하려고 했다”며 “검찰이 수사권으로 정치에 개입해왔기 때문에, (검수완박으로)제어해야 한다는 당론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해철 의원 등과 함께 친문계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홍영표 의원은 지방선거에서의 이재명ㆍ송영길 책임론을 적극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의원이 5월 27일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의원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가장 큰 패인 중 하나는 이 의원이 계양에 나서고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출마한 것”이라며 “이 후보는 당의 모든 사람들이 (계양 출마를)원했기 때문이라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경선에서)컷오프된 결과가 하루만에 뒤집혔는데 이 과정을 조사해봐야 한다”고 했다.

최강욱 당시 열린민주당 대표와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처럼회'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웃고 있다. 최 대표 뒤에 위치한 TV에선 대전 홍수 뉴스특보가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김승원 박주민 의원, 최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황운하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캡처]
홍 의원은 친명계 일부의 강경 노선에 대해서도 “‘중도와 보수는 필요없다’라는 전략”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친명 진영은)검찰개혁, 언론개혁이 중요하다는 초선들의 어젠다를 제대로 하느냐에 따라 개혁·반개혁을 규정했다”며 “지방선거 때도 대선때 이 의원을 찍은 1614만명만 뭉치게 하며 된다고 했다가 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이)적극 지지층만으로 당권을 잡고 다음 대선 후보도 하는 전략인 것 같다”며 “하지만 중도ㆍ보수까지 확장하지 않으면 항상 이런 결과(패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8월 전대를 앞둔 정면충돌이 예고되면서 일각에선 분당(分黨)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중도파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선에 패한 후보가 초선 강경파들이 주도하는 여론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고 아무 반성없이 당권에 도전하는 자체가 비극”이라며 “대선과 지선 결과가 정말 이재명 때문에 선전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생각한다면 이 의원이 처럼회 등과 당을 나가 국민의 심판을 직접 받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2015년 12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던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안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께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 의원은 회견에 앞서 문재인 대표와 통화를 하며 최종 담판에 나섰지만 자신이 주장한 혁신전대 개최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해 11시 회견을 강행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그는 이어 “과거 패권으로 불렸던 친문계도 강경파를 앞세운 이 의원의 당권 장악 시도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며 “양쪽 모두 자신의 패거리가 당권을 장악해야 2024년 총선 공천 때 밥그릇을 지킬 수 있는 처지이다보니 ‘너 죽고 나 살자’로 간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모르겠느냐”고 했다.

4선의 우상호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가 당권 주자가 되면 특정 진영의 대표성이 강화돼 중도를 잡기 어려워지는 한계가 있고 내분이 생겼다”며 “2015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를 할 때도 결국 당이 깨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특정 세력과 주자의 프로그램이 아닌 잃어버린 신뢰와 사랑을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태화(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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