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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세훈·김영환·김태흠·박완수의 공관 폐지를 환영한다

한남동의 주요 공관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예산 낭비 공관 없애고 사비로 자택 마련
선진국은 통상 국가원수급만 공관 사용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자치단체장들이 공관(관사)을 폐지하겠다는 약속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김영환(충북)·김태흠(충남)·박완수(경남) 당선인 등은 “도민의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며 관습적으로 해오던 공관 사용을 거부했다. 그 대신 도청사 인근에 사비로 자택을 마련하고, 청년층 지원 등에 관련 예산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람직한 일이다.

4연임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해에 이어 앞으로도 계속 공관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해 4월 보궐선거 당선 뒤 전임 시장과 달리 공관을 쓰지 않겠다고 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는 그동안 종로구 가회동 단독주택(대지 660㎡)을 시장 공관으로 썼는데, 전세보증금이 28억원에 달해 호화 논란을 빚었다.

지자체장에게 공관을 제공하는 문화는 대통령이 시·도지사까지 모두 임명하던 관선 시대의 유물이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자치제를 실시한 지 2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곳에서 공관을 쓰고 있다. 시·도지사는 물론 기초자치단체장, 교육감까지 공관이 제공돼 보수·신축 비용을 놓고 세금 낭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와 법원도 마찬가지다. 강경화·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 보수에만 각각 9억5000만원과 3억2000만원을 썼다. 김명수 대법원장도 16억원 넘게 지출했다. 특히 그의 아들 부부는 강남 아파트 청약 당첨 뒤 15개월간 공관에 무상 거주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도 1년 넘게 청와대에서 함께 산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가 안보를 이유로 운영비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지난 4월 중앙일보 기획을 통해 보도된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호화 관사 폐지 등 ‘검소한 관사 운영’을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이후 고위층에게 제공해 온 ‘공관’ 제도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새로 당선된 광역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공관 폐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선진국에선 보통 국가원수급에만 공관을 제공한다. 미국은 대통령과 부통령, 일본은 총리와 대법관만 공관을 쓴다. 그러나 한국은 대통령 등 4부 요인은 물론, 감사원장과 국방부 장관 및 군 수뇌부까지 사용한다. 공관 운영은 해당 부처의 훈령과 지침을 따르기 때문에 기관장 재량에 달려 있다. 예산 낭비와 도덕적 해이가 반복되는 이유다.

일각에선 중요한 의전 행사 등을 이유로 공관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미국 워싱턴의 블레어 하우스 같은 의전 시설을 따로 마련하면 된다. 마침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도 개방됐다. 불필요한 공관을 없애 권위주의적인 문화를 청산하고 낭비되는 예산을 바로잡아야 한다. 공관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도덕적 해이도 방지할 수 있게 법제화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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