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연예인 누구 매니저세요?” “아니 전 그냥 회사원인데요” [나는 아이돌 기획자다 1]

윤선미의 ‘나는 아이돌 기획자다’ (1)

K팝 산업의 눈부신 성장으로 업계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아티스트 지망생이 증가한 것은 물론, 실무자로 일하고 싶어하는 취업 준비생도 눈에 띄게 늘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오후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대동제에 출연한 가수 싸이. 최영재 기자
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란 의미다. 다른 회사원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출근해 일을 하고, 회의를 하고 크고 작은 성과에 뿌듯해 한다. 물론 이런저런 실패에 낙담도 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급여를 받는다. 다만 다루는 콘텐트와 환경이 조금 다르고, 약간은 특별하다. 그 특별함 덕에 모두가 한번은 꿈 꿔보는 책 출판도 할 수 있었다.

처음 이 업계에서 일을 시작할 때인 2008년만 해도 엔터테인먼트 기업(음반·연예인 기획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누구의 매니저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높아진 K팝 위상에 딱히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산업적인 관심이 늘고, 편견도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당시엔 기획사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는 물론, 정보가 없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까지 있었다. 엔터사 기획마케팅팀에서 일한다는 말에 “연예인을 돌봐 주는 거냐”, “연예인 출연하는 게 마케팅인데 마케팅 할 게 뭐 있냐” 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다.

은근한 무시 때문에 오히려 보란 듯이 일을 잘하고 싶었고, 업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무엇보다 일이 재미있어 욕심을 많이 냈다. 매일 다채로운 업무를 해내야 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세월이 지나 편견은 그 때보다 많이 사라졌다. 최근 난 아이돌 기획자, 마케터로서 산업과 업무에 대한 교육, 강의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대학교나 다른 업계에서 K팝 산업과 직무, 성공 비결에 대한 특강을 요청받는다. 거기에 이렇게 칼럼을 쓰게 되는 날이 오다니…이는 분명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K콘텐트의 영향일 것이다. 이 업계의 일원이라는 것이 뿌듯한 요즘이다.

하지만 인식이 달라져도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종사자라고 해도 하는 일이 다양하고 회사마다 문화가 달라 업계 내부자도 정리해서 설명하기 어렵다. 가령 어떤 회사에선 모든 기획 업무를 기획팀에서 하는데, 어떤 회사에서는 A&R(Artist and Repetorie) 팀에서 주도한다. A&R팀의 구분이 어디에선 기획, 음악, 비주얼,프로덕션이 다 포함되어 있는가 하면, 다른 곳에서는 각각 쪼개져 있다. 그래서 기획사의 조직구성을 보면 이들이 무엇에 가장 신경 쓰는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기획사도 여러 종류가 있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형 기획사엔 생각보다 세분화된 다양한 직무가 있다. 나는 그 중 다양한 지식재산(IP)을 활용한 A&R과 마케팅, 음원 및 음반 유통, 콘텐트 사업, 해외 사업 등을 담당해왔다. 그리고 지난 15년간 4번의 이직을 했다. 대형, 중형, 스타트업 기획사를 거치면서 웬만한 건 다 경험했다고 자부하고,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최근의 제작 시스템이나 트렌드를 전반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신인 아이돌을 런칭해보니(지난 3월 30일 데뷔한 10인조 보이그룹 ‘나인아이’다. 많관부!), 이 과정은 또 대형 기획사에서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달라 새로웠다. 매번 시행착오와 마음대로 안 되는 일, 예측하기 어려운 일들의 연속이다. 이를 조율하고 그 제한된 환경 안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이 지금의 내 역할이다.
2008년 JYP엔터테인먼트에 사회 생활을 시작할 당시엔 엔터 산업이나 K팝 산업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을 때다. 그래서 "누구 매니저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 엔터 산업은 발전했지만, 아직 베일에 싸여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사진은 2008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피드 레이서'에 출연한 비( 정지훈 ). 중앙포토
매일 난제를 만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매일 떠올랐다. 엔터 산업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시행착오와 시간 낭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와 함께 기획사와 아이돌, K팝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개선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늘어야 하겠지만. 좀 더 어엿한 산업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굳이 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엔터사 실무와 중간 관리자의 역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은 듯하다. 또 업계 능력자들은 너무 바빠서, 상황이 안 돼 하기 어려운 얘기들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정보가 거의 없는 기획사 취업하는 법, 기획사에 들어가면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 등 이 산업과 콘텐트에 대해 되도록 솔직하게 전달해 보겠다.
윤선미 퍼스트원엔터테인먼트 프로듀싱 본부 총괄 이사

JYP 엔터테인먼트 기획ㆍ마케팅팀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5년 째 K팝 콘텐트 기획ㆍ제작ㆍ마케팅을 하고 있다. FNC 엔터테인먼트, 다날 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친 뒤 현재 회사에서 브랜드 기획·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원더걸스, 2PM, 미쓰에이, 백아연, AOA, 체리블렛 등 수많은 아티스트와 일했다. 엔터테인먼트 교육 플랫폼 엔터잡에듀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엔터 실무자를 위한 『빅히트 시그널』이 있다. xyz.project2021@gmail.com


전영선(azul@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