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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그 변호사 아니야? 제주서 생존한 74년생 野스펙남

지난 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 부부가 제주시 중앙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꽃목걸이를 걸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달리 정치의 시작과 끝을 제주에서 할 것이다”


6·1 지방선거와 함께 전국 7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곳은 딱 2곳이었다. 이재명 의원(인천 계양을) 외엔 김한규 의원(제주 제주시을·49)뿐이다.

김 의원은 3일 중앙일보 전화인터뷰에서 “원희룡 장관이 제주에서 비판받았던 것은, 제주를 대선을 나가기 위한 중간 정류장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라며 “나는 다르다. 제주에서 계속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를 단 4536표 차로 제친 혈전이었다. 이곳에서 과거 내리 3선을 지낸 김우남 전 민주당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며 3파전 구도가 형성됐고, 선거 막판엔 이재명·송영길 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대형 악재로 날아들었다.

김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상당히 영리하게 김포공항 이전 이슈를 끌어갔다”며 “전략상 무시로 이슈 자체를 꺼보려 했지만, 판세에 적잖은 악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라 했다.
김한규 당시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2020년 5월 유재석이 진행하는 '유퀴즈'에 배우자와 함께 출연했다. tvN 유튜브 캡쳐
그는 진보진영 정치인으로는 드문 화려한 스펙을 지녔다. 서울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근무 이력을 갖췄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보수세가 강한 서울 강남구병(대치·도곡·삼성동 등)에 전략공천을 받은 것에도 이런 스펙이 영향을 미쳤다. 낙선 이후엔 지난해 6월부터 보궐선거 직전까지 문재인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강남병에 출마한 것과 관련 “민주당이 내세울 인물이 마땅치 않자, 내게 나가달라 부탁을 했다. 애당심으로 패배를 감수했던 출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제주는 내 고향이다. 여기서 당선돼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강남 엘리트’ 이미지와 달리 초년 시절 터전은 제주였다. 제주도 출신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6살 때부터 제주살이를 시작했다. 제주북초와 제주중, 대기고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제주지방검찰청에서 검찰 시보로 근무한 뒤 제주를 떠났던 김 의원으로선 20 여년만의 금의환향이다. 그는 남은 2년의 국회의원 임기에서 첫째 과제로 ‘제주 텃밭 가꾸기’를 꼽았다. 김 의원은 “제주도민들께서 나를 향해 ‘과연 우리 도민을 위한 정치를 할 거냐’는 불안감을 갖고 계신다”며 “그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역의 유능한 일꾼으로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Q : 승리 이유는 뭐라고 보나.
A : 우선 오영훈 도지사 당선인이 이 지역에서 6년 국회의원 하시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덕을 분명히 누렸다. 또 하나는 경쟁자였던 부상일 국민의힘 후보나 김우남 무소속 후보에 비해 내가 아무래도 새로운 인물이지 않나. 인지도는 떨어졌지만 새로운 정치,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작동했던 것 같다.


Q : 스펙이 화려하다. 제주에선 ‘원희룡’에 이은 또 다른 스타 탄생 아닌가.
A : 원 장관은 대입 수석·사법시험 수석이라는 드문 케이스여서 제주도민 열망을 한 몸에 받았던 분이라 감히 비교할 건 아니다. 다만 원 장관은 서울에서 정치하다가, 제주에 내려왔다가 다시 대선을 위해 떠나지 않았나. 제주도민들이 내게도 우려했던 것은 혹여 제주를 다시 중간 정류장처럼 활용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저는 정치의 시작과 끝을 제주을에서 보내고 싶다.


Q :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패인은 뭐였다고 보나
A : 대선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다. 패배는 애초에 피할 수 없었다고 본다.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보니 정권 안정론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더라. 다만 민주당이 ‘합리적인 비판’을 통한 견제론을 내세웠다면 국민을 좀 더 설득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저희가 그 지점에서 보여 준 게 부족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그는 지방선거의 패인으로 ‘문재인 정부 성과에 대한 오해’를 꼽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위기 극복 노력과 그 성과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며 “그래서 ‘민주당=유능’이란 등식이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와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김한규 당시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Q : 1974년생으로 당내 몇 안 되는 40대 의원이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했던 586 용퇴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A :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욕구가 당내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586 선배들 이후에, 우리 40대, 또 2030 정치인들이 새로운 미래 어젠다를 제시하고 있지 못한다는 것이다. 젊은 기수들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국민 선택을 통해 신구 세력이 교체되는 거라고 본다. 그러기엔 저희 40대가 아직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박지현 전 위원장 제언도 586세대가 아닌 바로 저희 30·40세대에 대한 경고라고 본다.



윤지원(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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