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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군 31곳 중 9곳서 광역·기초단체장 색깔 달랐다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된 이래 단 한 차례(2010년)를 제외하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긴 정당이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구청장 25곳 중 17곳을 확보하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의 수를 두 배 넘게 앞질렀다.

같은 정당 소속 시장·구청장을 이어 찍는 이른바 ‘줄투표’ 현상은 선거 때마다 반복됐다. 2018년 선거에선 박원순 전 시장이 당선되면서 25개 구청 중 24개를 민주당이 휩쓸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이 25개 구에서 모두 이겼고, 이 중 24곳에서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배출됐다. 서초구만 예외였다.

오세훈, 서울에 있는 426개동 모두 이겨

반면에 이번 서울 지역 선거에선 ‘줄투표’와 상반되는 개념인 ‘교차투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25개 구(區) 중 단 한 곳에서도 오세훈 당선인을 앞서지 못했다. 심지어 서울엔 426개의 동(洞)이 있는데, 426개 동 모두에서 오 당선인이 송 후보를 이겼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지만 민주당은 8개 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이 8개 구에서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오 당선인을, 구청장은 민주당 후보를 찍은 유권자가 꽤 있었다는 뜻이다. 4년 전엔 서초구 1곳에 불과했던 ‘승부 교차’ 현상이 이번엔 8곳으로 늘어난 것이다. 선거 전만 해도 “구청장 20곳 석권”을 목표로 했던 국민의힘이 17곳 승리에 그친 데에도 이런 유권자 투표 행태가 영향을 미쳤다.

구체적으로 민주당 소속 구청장 탄생 지역(강북·금천·관악·노원·성동·성북·은평·중랑)의 서울시장 득표율을 살펴보니 특히 성동구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했다. ‘오세훈 60.90%, 송영길 37.55%’로 서울시장 투표에선 오 당선인에게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몰표를 준 성동구민이 구청장 투표에선 민주당 소속 정원오 당선인을 57.60% 지지율로 당선시켰다. 강맹훈 국민의힘 후보(42.39%)와의 득표율 차는 15.21%포인트였다.

노원구와 성북구 지역도 그랬다. 오 당선인이 이들 지역에서 송 후보를 13%포인트가량 여유 있게 앞질렀지만, 구청장 표심은 오승록 노원구청장 당선인, 이승로 성북구청장 당선인 등 민주당 후보에게 흘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경기에서는 전체 선거구(31곳)의 3분의 1에 가까운 9곳에서 교차투표 결과가 나왔다. 경기지사 선거의 시·군·구별 득표율과 기초단체장 승패를 비교해 보니 고양·군포·남양주·안산·오산·의왕·의정부 등 7곳의 경우 경기지사는 민주당 김동연 당선인이 1위였지만, 시장 선거 1위는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었다. 평택과 안성은 반대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지사 선거에서 더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하나의 기초단체로 묶여 있지만, 그 안에서 교차투표와 줄투표가 엇갈려 나타난 동네들도 눈에 띄었다. 국민의힘 이동환 당선인이 시장이 된 고양시의 경우, 지역 내 부촌으로 꼽히는 동구를 제외한 서구와 덕양구에서 김동연 당선인이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신상진(국민의힘) 시장을 배출한 성남에서도 분당을 제외한 중원구·수정구에서 김동연 당선인 지지세가 더 높았다.

전국 유권자 절반이 몰린 수도권 곳곳에서 교차투표가 힘을 발휘한 것은 민심의 ‘균형론’이 작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초접전 대선의 연장선에서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정과 견제를 동시에 택하고 싶은 마음이 중도층을 ‘국민의힘 1표, 민주당 1표’ 나눠주기로 이끌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준한(정치외교학) 인천대 교수는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소속 정당도 중요하지만 인물과 능력 등 실용적 이유의 투표 성향이 작지 않다”며 “서울시에서는 현역 프리미엄에 기반을 둔 민주당 구청장들의 인물론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기초단체장 선거구 226곳 중 국민의힘은 145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은 63곳에서 이겼고 무소속이 당선된 지역은 17곳이었다. 진보당은 소수정당으로는 유일하게 1곳(울산 동구)에서 당선인을 배출했다. 이는 2018년 기초단체장 선거와 정반대 결과다. 당시에는 민주당이 151곳을 휩쓸며 압승을 거뒀고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53곳에 머물렀다.

지역별로는 국민의힘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였다. 서울에선 17대 8, 경기에서도 22대 9, 인천에선 7대 2로 민주당을 앞섰다.

또 강원·충청권, 영남 지역에서도 국민의힘이 크게 앞섰다. 반면에 민주당은 호남과 제주에서 우세했지만, 무소속 당선인이 전남(7곳)·전북(3곳)에 많았다. 민주당의 현역 공천 배제 원칙 등의 영향으로 분석되는데 경남·경북(각 3곳), 인천(1곳)에서도 무소속 기초단체장이 나왔다.



심새롬.박태인(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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