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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밀어붙인 거야의 오만, 민심이 심판했다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 종합상황실이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출구조사 결과를 본 뒤 모두 떠나자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성룡 기자
예견됐던 참패였다. 전략, 공천, 구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벌어진 잡음 등 모든 측면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6·1 지방선거 대패가 현실화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과거 어느 때보다 책임론이 거세게 일 조짐이다.

민주당의 전략·기획통 의원은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선거 패배의 원인이 됐던 모든 조건이 한꺼번에 노출된 ‘패배의 종합세트’였다”며 “특히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대선후보와 전 대표가 아무 반성 없이 출마한 순간부터 이길 수 없는 구도가 짜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중진 의원도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과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를 이 후보에게 내준 송영길에게 있다”며 “대선에서 0.73%포인트라도 패한 건 이유가 있는 건데 이를 무시하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프레임을 고집하며 패배를 자초한 비대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당초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한 옛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패배 다음 날인 3월 10일 총사퇴했다. 당시 송 전 대표는 “반구제기(反求諸己·일이 잘못됐을 때 자기에게서 원인을 찾는다)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그러나 송 전 대표는 3주 만에 ‘반성’을 마치고 5선을 했던 지역구(인천 계양을)를 떠나 연고가 없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엔 역시 이곳에 연고가 없는 전 대선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나섰다. 대선 당시 당 원내대표로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윤호중 의원이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이 비대위는 이 전 지사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겼다.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는 결국 대선 승장과 패장의 재대결 구도가 됐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한마디로 질 수밖에 없는 모든 악수(惡手)가 중첩되며 완성된 자멸”이라며 “특히 의석수만 믿고 국민 여론에 역행해 밀어붙였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국민에게 ‘조국 사태’보다 훨씬 더 큰 오만과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출구조사 발표 이후 패색이 짙어지자 2일 오전 10시 비공개 비대위 회의를 소집했다. 비대위원들 사이에선 “아직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총사퇴할 각오는 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비대위 일부가 남더라도 전당대회 준비 역할만 맡을 가능성이 크고, 아예 비대위 전체가 해산한 뒤 박홍근 원내대표 중심의 임시 지도체제가 꾸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두 차례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역임했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통화에서 “참패에 대해 비대위가 어떤 방식이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죽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 시점이다”며 “만약 지금 ‘욕심’과 ‘욕망’이 있는 사람이 당을 추스르는 일을 맡으려고 한다면 자칫 당이 깨져 둘로 갈라지는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강태화.윤지원(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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