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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이 키운 김포공항 뇌관…광주쇼핑몰과 달리 이번엔 터지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처음 발표한 것은 지난 25일이다. 이 후보는 김포공항을 이전해 인근 지역인 서울 강서, 경기 김포, 인천 계양을 묶어 개발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발표 당시엔 공약이 주목을 받진 못했다. 강서·김포·계양 후보들이 지방선거 때마다 내놓던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이 공약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은 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이슈몰이’ 영향이 크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방송 토론에서 “김포공항을 이전해야 한다”고 말한 영상을 올리고 “왜 계양 선거에서 갑자기 제주도 관광산업을 고사시키겠다는 발상의 선언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짜 정신이 없나 보다”라고 썼다. 26~29일 나흘 동안 이 대표가 올린 김포공항 이전 관련 게시물은 19건이나 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에서 열린 제주 관광산업 말살 저지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의 주요 메시지 전략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과 제주 관광 산업의 연계다. 그는 김포공항을 이전하면 서울에서 제주로 가는 관광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제주 관광 산업 말살 계획”이라고 불렀다. 지난 28일엔 직접 제주를 방문해 “제주관광을 말살하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심판해달라”며 제주 민심을 자극했다. 김포공항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서울시민의 불편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전략에 민주당이 분열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오영훈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등 제주 지역 민주당 출마들은 28일 특별 담화문을 발표하고 김포공항 이전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30일 “(대선 때) 제가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건(김포공항 이전) 안 된다고 얘기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당이 콩가루됐다는 증거”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일단 국민의힘 내에선 이 대표의 전략을 “성공적인 이슈몰이”로 평가하고 있다. 윤형선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는 3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포공항 이전이 사실 허무맹랑한 공약인데, 계속 민주당이 주장하면 지역 주민들도 혹할 수 있었다. 그런데 중앙당에서 이슈화를 통해 이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또 제주지사 선거와 제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열세라고 평가받아왔는데 제주 민심을 자극하면서 막판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김포공항 이전 이슈가 서울·경기·제주 등의 선거 판세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총공세에 돌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 부상일 제주을 보궐선거 후보는 이날 김포공항 앞에서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단 한 명의 ‘방탄복귀’를 위해 계양구민을, 서울시민을, 제주도민을, 그리고 경기도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가 30일 김포공항 국내선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계양을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및 국내선 항공노선 폐지 공약에 대한 공동 대응 협약서에 서명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이 대표의 김포공항 이슈화 전략이 실제 표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이 대표는 호남에서 광주복합쇼핑몰 유치를 선거 쟁점으로 키워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광주 득표율은 12.7%에 그쳤다.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 대표 등이 호남에 들인 공만큼 득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당내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의원은 “애초에 시민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현실 가능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이 이슈 관련 쟁점들이 수도권 선거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심정보(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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