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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솔로몬제도·키리바시 접근하는 이유…'군사기지화'

美 포위 돌파 노림수…인도·태평양 전략과 오커스·쿼드 무력화

中, 솔로몬제도·키리바시 접근하는 이유…'군사기지화'
美 포위 돌파 노림수…인도·태평양 전략과 오커스·쿼드 무력화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남태평양 섬나라에 군사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선 노림수로 '차이나 머니'로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고 남태평양 바닷길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특히 중국 견제를 위해 뭉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돌파 카드로 쓰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이 30일 피지에서 열리는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상은 솔로몬제도 이외에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니우에, 쿡제도, 미크로네시아 등 10개국이다.
그러나 표면적으론 중국은 남태평양 섬나라들과의 협력에 대해 "제삼자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남태평양 국가들과 '공존 공생'하려는 것이지 다른 나라를 경계하거나 공격할 의도가 없다고 것이다.
그럼에도 이미 2017년 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개설한 중국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에 대한 중국의 심상치 않은 접근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필두로 한 20여 명의 중국 대표단은 이날 피지에서 열린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지난 26일 남태평양 전략적 요충지인 솔로몬제도를 방문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솔로몬제도에 대한 전면적 지원 구상을 밝혔다.
무관세 혜택 제공, 무역·투자 편리화, 체육시설 및 병원 건설 지원, 방역 지원, 법 집행 협력, 경찰력 구축 지원, 민간 항공 수송 협력, 기후변화 지원 등에 합의했고, 안보협력 협정에도 서명했다.
이런 수준의 합의라면 중국의 필요에 따라선 군사협력과 기지 건설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눈여겨볼 대목은 호주 북동쪽에서 약 2천km 떨어진 2만8천400㎦ 크기의 섬나라로 인구 40만 명의 솔로몬제도가 미국의 태평양 군사 거점인 괌의 남쪽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이다.
특히 미군은 괌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DF-26 미사일의 사정거리에 있기 때문에 호주 북동부 다윈기지를 중국을 견제할 군사 거점으로 만들려고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호주와 괌의 중간 지점에 있는 솔로몬제도가 중국의 세력권에 들어가면 미국의 태평양 전력 중심인 괌과 호주 다윈 기지의 전략적 가치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
현재로선 중국이 솔로몬제도까지 해·공군력을 확장할 능력이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급속도로 커지는 중국의 국력을 고려할 때 가까운 미래에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결국, 중국이 솔로몬제도를 군사 기지화한다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물론 오커스와 쿼드에도 큰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
솔로몬제도의 제1섬인 과달카날은 태평양 전쟁 때인 1943년 2월 미군과 일본군이 첫 육상전을 벌인 곳이다. 과달카날섬의 핸더슨 비행장을 두고 6개월간 벌어진 이 전투에서 패한 일본은 패망의 길로 갔다.



중국의 키리바시 접근도 눈길을 끈다. 특히 왕 부장이 지난 27일 키리바시를 방문했는데, 이를 계기로 키리바시 캔턴섬의 활주로 개보수 사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에서 3천km 떨어져 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국이 키리바시 캔턴섬에 건설한 약 2천m 길이의 활주로를 개조하는 걸 중국이 지원하고, 그 대가로 활주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중국으로선 미국 태평양 함대를 감시할 기회를 잡게 된다.
키리바시 정부는 작년 5월 해당 사업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외에 중국은 인구 27만 명 수준의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에 군사 기지 건설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부인했지만, 중국이 바누아투에 우주 관측 기지를 지어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 야욕은 오래전에 드러난 바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3년 방미 중에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신형대국관계'를 갖자면서 "태평양은 미·중 양국을 모두 포용할 만큼 충분히 넓은 공간"이라고 밝혔고, 그 이후 중국은 남태평양 섬나라들에 끊임없이 관심을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제2차 중국·태평양 섬나라 외교장관회의가 눈길을 끄는 건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이 남태평양 국가들로 급속하게 확장될 수 있어서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회의에 앞서 남태평양 섬나라들과의 '포괄적 개발 비전'을 준비했으며, 이 비전은 차이나 머니 살포와 안보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25일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과 남태평양 국가 간의 협정 체결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역내 합의 없이 모호하고 의심스러운 거래를 제안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경찰 인력 파견이 국제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인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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