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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많아졌다"…경찰청장도 "독립성 존중돼야" 견제구

김창룡 경찰청장이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에서 경찰 통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난 1991년 제정된 경찰법을 공개석상에서 언급했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했던 경찰법 정신이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청장의 발언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 이후 행안부 등이 경찰 통제를 강조하자 ‘시어머니’에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경찰미래비전위원회 학술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적 통제’에 김창룡 “운용 보장 중요”
김 청장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경찰 조직 안에 엿보이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검수완박 등으로 경찰에 힘을 실어줬던 분위기는 정권 교체와 함께 역전되고 있다. 행안부 산하 자문위에선 경찰 권력의 ‘민주적 통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위해 31년 만에 ‘경찰국’ 조직 부활 방안, 장관 사무에 ‘치안’ 부여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김 청장은 30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권한과 책임, 그에 대한 견제는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면서도 “견제도 하나의 중요한 원리지만, 그 기관을 설립한 목적과 취지에 맞게 운용이 되게끔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1991년 경찰법이 제정되면서 경찰청이 내무부(행안부 전신) 외청으로 독립하고,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해 경찰위원회가 설치된 경과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경찰권은 독립적·중립적으로 행사돼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와 요청을 반영한 것이라고 (경찰은) 해석한다”고 했다. 경찰위원회에 대해선 “심의 의결 대상 확대 및 개회 횟수도 늘리는 등 실질적인 기능 강화·활성화 방안을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국수본 소속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檢 출신 국수본부장 소문…“임기 보장돼야”
경찰 안팎에선 지난 24일 발표된 치안정감 인사에 이어 국가수사본부장 후임으로 경찰 외부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을 거론한다. 경찰청장(치안총감) 내정 뒤 치안정감 인사를 실시해 온 전례가 깨진 데다가 경찰 수사의 수장으로 검사 출신이 언급되는 현 상황이 경찰에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보는 것이다. 국수본부장은 개방직으로, 수사 경력 등 요건이 맞으면 외부 인사 공모가 가능하다.

일선의 한 경찰 간부는 “이번 인사로 현 정권이 경찰 조직을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었다”며 “줄 세우기식, 충성도 테스트가 아니냐는 의심이 내부에서 나온다”고 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외부 인사의 국수본부장 소문에 대해 “경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 청장은 이에 대해 “국수본부장의 임기를 보장한 법 취지는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구준 현 국수본부장의 임기는 2023년 2월까지다. 치안정감 인사와 관련해선 “법에 규정한 대로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관계자가 드나들고 있다.   뉴스1
경찰 안팎에서 “시어머니 많아지나” 우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요즘 분위기는 경찰에 대한 통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어머니’ 노릇하려는 게 많아지는 것 같다”며 “검찰과 경찰이 각각 독립적인 국가기관으로서 역할을 분담하는 게 아니라 주종(主從) 관계를 설정하려는 인식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서 근무하는 한 총경급 경찰관은 “일선에 있는 경찰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보다도 인사 등을 통해 (경찰의) 통제나 권한 약화 등에만 집중하려는 건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나운채(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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