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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해발 삼만 구천 피트 2 -김호길(1943∼)

한 생애 험난한 항로  
멀고 먼 각고의 길을
나와 동승한 그대  
운명을 같이 지고
만리도 시름에 젖는  
어둔 밤의 여로여
 
-우리 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31 ‘절정의 꽃’
 
조종사 시인이 보는 세상  
 
프랑스에 조종사 작가 생텍쥐페리가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조종사 시인 김호길이 있다. 그는 육군항공 파일럿으로 근무하다가 월남전 때는 전투헬기 UH-1D 파일럿으로 참전했다.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국제선 파일럿으로 보잉707과 보잉747 점보기를 조종했다. 대한항공 사직 후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 라파스 근교에 국제영농을 전문으로 하는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재까지 영농에 종사하고 있으니, 생애 자체가 극적이고 파란만장하다.
 
소개한 작품은 해발 삼만 구천 피트 상공에서 조종간을 잡은 심경을 읊고 있다. 승객들의 ‘운명을 같이 지고’ ‘어둔 밤의 여로’를 날아가는 시름의 만리길이라 하였다. ‘밤 항로’라는 작품에서는 ‘저 우주 다함 없는 질서 사랑보다 깊어라’ ‘이 세상 하찮은 것도 애정 아닌 게 없어라’고 노래했다.  
 
생텍쥐페리는 ‘야간비행’에서 하늘에서 보는 인간 세상의 애환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그렸으니 조종사들의 심경은 이렇게 닮은 가 보다. 승객들을 싣고 하늘을 헤어가는 조종사들의 마음이 어떠할까 궁금하였는데, 그 답은 결국 ‘사랑’이었다. 올해 팔순이 된 그는 신작시조집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를 냈다. 자신의 생애에 대한 정의(定義)로 읽힌다.
 
 

유자효 /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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