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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수출 호조 코로나19 단기 효과, 지속성 낮아"

잘나가는 한국 수출의 중장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국책연구원 보고서가 나왔다. 최근 수출 증가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며, 대외 교역 조건이 극적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수출액이 다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출 증가 “코로나19로 발생”
통관 기준 수출액 증가율 및 실질 수출 증가율 추이. 산업연구원
26일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최근 수출 호조의 배경과 함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 수출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수출 증가세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실제 통관 기준 2021년 한국 수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약 26%였는데, 같은 기간 세계 전체 수출 증가율도 26%였다. 올해 2월까지 수출증가율도 “한국과 주요국 간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산업연구원 분석이다. 최근 수출 호조가 한국만의 특수 현상이 아닌 코로나19 이후 교역 환경 변화에서 기인한 전 세계적 현상이라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산업연구원은 수출 호조의 배경으로 ▶코로나19 이후 빠른 경기 회복 ▶서비스보다 재화 소비 증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출 가격 상승 ▶디지털화 가속 4가지를 꼽았다.

“수출 호조 원인 단기적 성격”
특히 지난해 중반까지 수출 호조는 코로나19 이후 빠른 경기 회복이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감염병에서 비롯한 경기 침체는 통상 V자형 회복을 보이는 데다, 각국의 적극적 경기 부양 노력과 빠른 백신 개발과 보급이 경기 회복을 주도했다.
미국의 재화 및 서비스 소비 변화 추이. 산업연구원
여기에 코로나19 위기로 대면 서비스 수요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재화 소비가 늘어난 점도 수출 호조의 배경이 됐다. 특히 재화 수출이 대부분인 한국은 이런 경향이 수출 증가세로 즉각 이어졌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세계적인 물가 상승세는 수출 가격 오름세로 이어져 수출액을 늘렸다는 게 산업연구원 분석이다. 이런 현상은 올해 들어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잠정치 기준으로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12% 이상 증가했지만, 물량은 0.4% 오히려 감소했다. 물건은 덜 팔렸는데 가격이 올라 수출액도 늘었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가속화 한 경제 디지털화는 IT(정보통신) 분야 강점이 높은 한국 기업 수출을 증가시켰다. 실제 최근 한국 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한 IT 분야 증가가 주도적이다.

문제는 이 같은 수출 증가 배경이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수출 호조 요인을 보면 경제 디지털화 추세를 제외하고는 모두 단기적인 성격을 갖는 것”이라며 “감염병 위협이 충분히 완화되거나 해소되면 서비스로부터 재화로의 수출 이전 효과도 축소되거나 소멸할 것이며, 실질 수출 증가세가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교역 악화 가능성…“대응책 마련해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 경제 전망 및 교역 증가율 전망. 산업연구원
최근의 교역 상황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같은 문제로 교역 환경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발표한 ‘세계 경제 수정 전망’에서 올해 세계 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지난해 절반 수준인 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출 부진의 이유가 됐던 미중 갈등 등 세계 경제 블록화 현상은 앞으로도 더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은 “2010년대 중반의 수출 부진 시 당시 정부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건설 경기 부양 정책을 펴면서 주택경기 과열을 초래한 바 있다”면서 “이러한 전례를 거울삼아서, 수출 부진 도래하면 그에 대응할 적절한 거시경제 정책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남준(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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