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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는 지금] 51일만에 전철이 움직였다…"드디어 해방"

'경제수도' 정상화 중요 첫걸음…스타벅스도 영업 '기지개' 출근 허용은 내달부터…봉쇄 충격 벗어나 경제 회복 아직 먼길

[상하이는 지금] 51일만에 전철이 움직였다…"드디어 해방"
'경제수도' 정상화 중요 첫걸음…스타벅스도 영업 '기지개'
출근 허용은 내달부터…봉쇄 충격 벗어나 경제 회복 아직 먼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70일 넘게 학교에 안에만 갇혀 있었어요. 드디어 해방된 느낌이에요"
22일 중국 상하이의 훙차오역으로 향하는 10호선 전철 객차 안에서 만난 상하이재경대 대학원생 링씨는 밝은 표정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방역복까지 구해 입은 링씨는 방학을 맞아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고향인 쓰촨성 청두시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려고 고속철 역으로 간다고 했다.
링씨는 "9월에 개학해 학교로 돌아왔을 때는 상하이가 완전한 예전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멈춰 섰던 상하이의 전철과 버스가 일부나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4월 1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인구 2천500만명의 초거대 도시 상하이가 전면 봉쇄에 들어가면서 멈춰 선 모든 대중교통이 51일 만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상하이시는 이날 3·6·10·16호선 등 전철 노선 4개를 재가동했다. 중국 최대 도시 상하이에는 1호선부터 18호선까지 전철망이 촘촘하게 깔렸는데 우선 몇몇 노선만 다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운행 시간도 오전 7시부터 밤 8시까지로 평소보다 짧다. 평소 러시아워 때 2∼3분이었던 배차 간격도 20분 간격으로 길어져 아직 '정상화'라고 할 순 없다.

버스도 이날부터 상하이 전역에 걸쳐 273개 노선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상하이 전체의 버스 노선은 1만6천개에 달한다.
봉쇄 전과 비교하면 아직 '새 발의 피' 수준이다.
그러나 대중교통 운영이 재개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봉쇄로 마비됐던 상하이가 정상화되는 첫걸음을 뗀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봉쇄 완화 지역에 사는 주민은 이날부터 버스나 전철을 타고 멀리까지 이동할 수 있다.
봉쇄 기간 상하이 주민들은 대중교통이 사라진 데다가 엔진이나 모터가 달린 교통수단을 타는 것을 금지당해 밖에 나가도 기껏해야 자전거밖에는 탈 수 없었다.
당국은 아직 공식적으로는 가도(家道)나 진(鎭) 등 말단 행정 구역을 벗어나지 말라고 요구하지만 이날 대중교통 운행 시작으로 주민들의 원거리 이동을 통제하기는 어려워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꺾이면서 상하이시 당국은 16일 이후 가장 안전한 구역으로 분류된 '방어구역'부터 일주일에 두 차례씩 제한적 근거리 외출을 허용하는 등 봉쇄를 천천히 완화하고 있다.
4월 절정 때 하루 2만7천여명에 달했던 상하이의 일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봉쇄 55일째인 21일 500명대까지 감소했다. 10일 이후부터는 격리소와 통제구역 바깥의 '사회면'에서도 신규 감염자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시 당국은 이달 말까지 봉쇄 강도를 점진적으로 낮춰나가면서 내달부터 출근을 허용하는 등 '전면적 정상화'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점차 외출하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한때 '유령 도시' 같았던 상하이 거리에는 다소나마 활기가 돈다.
당국이 슈퍼마켓·음식점·약국 등 필수 업종의 영업 허용 확대 방침을 밝힌 가운데 중국에서도 인기 높은 스타벅스 커피도 극히 일부지만 온라인 주문을 재개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21일 오후 쉬후이구의 한 스타벅스 앞 선반에는 고객이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한 음료를 담은 봉투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 오토바이를 탄 배달 기사가 속속 도착해 봉투를 들고는 바삐 달려가고 있었다.
상하이의 정상화가 시작되긴 했지만 그 속도는 아직 느리다. 3월 28일 이후 무려 56일째 이어진 봉쇄의 충격 속에서 자영업자, 기업 경영인, 서비스업 종사자, 임시직 노동자 등 각 경제주체가 받은 타격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스타벅스 매장 맞은편 훼미리마트 편의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근처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소매 판매점이었다.
혹시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는지 방역복을 입은 공안들이 편의점 앞을 지키고 있었다.
개혁·개방 이전의 배급소 줄을 연상케 하는 이런 풍경은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인 상하이가 정상화되려면 지난한 과정을 겪게 되리라는 점을 예고하는 듯했다.

사람들이 다시 다니기 시작했지만 거리의 가게 대부분은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다. 당국의 발표대로라면 이달 16일부터 백화점, 쇼핑몰, 음식점, 미용실 등이 빠르게 정상화돼야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거의 체감할 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당국이 아직 2천500만 주민 대부분을 집에서 제대로 풀어주지 않아서다. 이달 말까지 방역의 고삐를 바짝 조여 코로나19 재확산을 철저히 막는다는 게 당국의 목표다.
상하이 도심의 징안구가 21일 긴급 발표를 해 22∼24일 전 주민 외출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한다고 발표하는 등 그간의 제한적 봉쇄 완화마저 없던 일로 돌리는 지역도 있다.
상하이 창닝구에서 100㎡ 남짓한 넓이의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A씨는 오랜 기간 장사를 하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갈 대로 타들어 갔다.
목 좋은 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그의 가게 임대료는 매달 8만 위안(약 1천500만원)에 달한다. 가게 문을 못 열어도 매달 임대료가 빠져나간다. 또 정부 방침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직원들의 월급도 줘야 한다.
봉쇄 이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가게에서 숙식 중인 A씨는 "영업 재개를 한다는 발표만 있지 도대체 언제 어디에 신청해야 한다는 안내도 없다"며 "우리 가게 한 곳에서만 봉쇄 피해가 70만 위안(1억3천만원)인데 사업하는 사람들은 6월까지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버틸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전철 10호선 이리루 역에서 만난 24살 리씨도 앞날이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리씨는 "직원 두 명을 두고 간편식을 파는 작은 가게 하나를 창업해 운영 중이지만 봉쇄로 영업이 중단됐다"며 "6월 초 사회를 정상화한다는데 내 느낌으로는 일러도 6월 하순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차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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