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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워터게이트 녹취, 코믹하게 상상 '18 ½'

‘18 ½’은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규명하는 녹취 테이프 중, 사라진 18분 30초 동안의 대화를 모티브로 한 코미디다. 백악관 필사 담당 여직원이 문제의 테이프를 유출하려 한다. [Adventure Entertainment]

‘18 ½’은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규명하는 녹취 테이프 중, 사라진 18분 30초 동안의 대화를 모티브로 한 코미디다. 백악관 필사 담당 여직원이 문제의 테이프를 유출하려 한다. [Adventure Entertainment]

영화 리뷰

영화 리뷰

197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의 진상을 밝힐 수 있는 녹취 테이프 공개를 거부하면서 대신 백악관이 편집한 기록을 제출하기로 합의한다. 그러나 공개된 기록에서 18분 30초 동안의 통화 기록이 삭제되어 있음이 드러난다. 결국 법원은 닉슨에게 녹취 테이프를 특별검사에게 넘겨줄 것을 명령한다.  
 
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영화 ‘18 ½’은 문제의 녹취 테이프 중 18분 30초가 지워져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곤 모두가 허구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설정은 작가의 상상력 안에서 창조된 픽션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백악관의 필사 담당 여직원 카니(엘라 핏첼라드)가 있다. 대통령의 대화나 전화 통화 등을 녹음한 녹취를 릴 테이프 기계에 걸고 헤드폰으로 들으면서 문서화하는 일이 그녀에게 주어진 일이다. 그녀는 매일 반복되는 필사 업무 중, 한 개의 테이프에서 18분 30초가량의 대화가 지워져 있음을 발견한다. 닉슨 전 대통령, H.R. 홀드먼 참모총장, 알 헤이그 장군 사이의 대화 내용이 사라진 것이다.  
 
카니는 이를 언론에 알리기로 작심하고 언론사 기자 폴을 접촉한다. 두 사람은 녹취 테이프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한다. 폴은 테이프를 가져가기를 원하고 카니는 자신의 수중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는다. 마침내 두 사람은 커플로 위장하고 해안가 모텔로 들어가 테이프를 듣기로 한다.  
 


그러나 계획대로 되는 것이 없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편집증이 표출되고 여러 명의 예기치 않던 사람들을 만난다. 두 사람은 모텔 주인, 폭탄 제조 전문가, 그리고 기이한 느낌을 주는 노부부 등과 함께 ‘미친 하루’를 보내게 된다. 모두가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인물들이다. 정치 스릴러와 괴팍한 코미디가 뒤범벅된다.  
 
선댄스영화제가 상업화되는 것에 반발, 저예산 영화의 혁신성을 지향하는 슬램댄스영화제를창설한 댄마비쉬 감독의 영화들에는 외부에서 내부를 들여다보는 장면들이 많다. 외부로부터의 스토킹, 거짓을 숨기려는 내부의 공포가 교차한다. ‘18 ½’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마비쉬의 표현은 결코 호러물의 스릴과 공포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코믹함, 그 악의적 코믹함에 다비쉬 영화의 매력이 있다.  
 
지워진 18분 30초 동안에는 어떤 대화 내용이 들어 있었는지, 그리고 누가 그 부분을 지웠는지에 대해서는 오늘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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